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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6] 세월: 동성애와 장미
    행간의 접속/문학 2018. 4. 23. 16:43

    책이름: 세월

    지은이: 마이클 커닝햄

    옮긴이: 정명진

    펴낸곳: 생각의 나무

    펴낸때: 1999.10


    서로 다른 시간 대에 살았던 세 여인의 삶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1. 버지니아 울프


    울프부인은 1923년 런던 교외의 리치먼드에서 두통과 발작 등을 치료하기 위해 요양을 하는 중이다. 작가로서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도 하고 있다. 현재 구상 중인 작품은 클라리스 라는 여인이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불리며 죽음과 가까이 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까지만 보여주고 있다. 시골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며 런던으로 탈출을 하려다 남편에게 들켜서 실패하고 돌아오지만 결국에는 런던으로 돌아간다.


    주변 인물로 편집일을 하는 남편 레너드, 편집실 직원인 랠프와 마조리가 있고, 하녀 넬리가 있다. 친언니인 바네사가 있고, 그녀의 아이들인 줄리안, 퀜틴, 앤젤리카가 있다. 


    언니인 바네사와 갑작스럽게 나누는 키스는 몽환적이면서도 순수하고, 인간애적인 것들을 포함하면서도 동시에 동성애적인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


    울프 부인은 1941년 주머니에 돌을 집어넣고, 강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서 자살하는 프롤로그 장면에도 등장하여 결국 자살하고 말았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2. 로라 브라운


    1949년 LA의 가정주부로서 남편의 생일날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아이를 돌보는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가 쓴 소설을 읽는다. 그 와중에 삶에 답답함을 느끼고 교외로 드라이브를 하다 호텔에서 머물기도 하면서 일탈이 아닌 작은 일탈을 한다.


    주변 인물로 남편인 댄이 있고, 1946년생인 아들 리치(리처드), 아래아래 집에 사는 키티, 시청에서 근무하는 키티의 남편 레이가 있다.


    이중 종양이 발견될까 걱정되어 찾아온 키티를 위로하는 중에 키스를 나누는데, 이 부분에서도 역시 동성애적인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


    3. 클라리스 보건


    클라리스 보건은 댈러웨이 부인이라고도 불리는데, 1990년대 뉴욕에서 거주하는 여인이다.  애인인 리차드의 수상 기념 파티를 준비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주변인물로 클라리스의 남자 애인인 리처드가 있는데, 리처드는 작가로서 상을 탔지만 정신병적인 신경쇄약증이 있어서 파티 전에 클라리스가 보는 앞에서 자살한다. 루이스는 리처드의 남자애인으로 5년 만에 찾아온다. 샐리는 클라리스의 여자 애인으로 클라리스와 함께 사는 방송국 PD이다. 


    이렇게 보면 남자끼리 동성애, 여자끼리 동성애가 있으면서 약간의 양성애도 섞여 있는 구도이다.


    그밖에 헌터 크레이든은 루이스의 네번째 남자 애인이고, 줄리아는 클라리스의 19세인 딸이다. 메리 크롤은 줄리아의 친구인데 40세이다. 이 커플도 동성애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레너드는 18세 소년이고, 윌리 베스는 나이든 히피이다. 월터 하디는 샐리의 남자 친구로서 근육질 남성들의 동성애를 다룬 소설의 작가이다. 에반은 월터의 동성애인이다. 마틴 캄프는 출판인이고, 올리버는 샐리와 식사를 한 유명 배우이다. 바라라는 꽃집 주인이다.


    동성애자가 이성애자보다 더 많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친하다는 느낌이 드는 동성들은 다 사랑하는 사이이다. 


    4. 전체적인 연결고리


    로라 브라운이 앞 뒤의 두 시대를 이어주고 있다. 즉, 23년의 버지니아 울프가 쓴 소설을 49년의 로라가 읽고 있고, 그 로라의 아들인 리차드가 자라서 90년대의 클라리스와 사랑을 하는 관계를 갖는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이 주인공을 클라리스,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명명함으로써 90년대의 삶과 연결고리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90년대 유행하던 포스트모던 소설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세 이야기의 가장 테마는 삶의 답답함인데, 무엇인 이들을 이렇게 답답하게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굳이 한 가지를 들자면 동성애에 대한 욕구를 발산하지 못하고, 억압받는 것이 주인공을 답답하게 하고, 자살 충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세 이야기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장미도 인상적이다. 23년에는 정원에서 죽은 새를 묻으면서 바네사의 아이들이 장미꽃으로 무덤 주변을 장식하고, 49년에는 로라가 댄의 생일케이크를 장식하기 위해 장미 장식이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90년대에는 클라리스가 리차드의 수상을 기념하는 파티를 준비하면서 장미를 준비하고, 샐리가 클라리스와 마음을 맞추기 위해 장미를 준비한다. 각각의 장미들이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사랑을 의미하기도 하는 등 장미의 등장이 인상적이다.


    5. 이해할 수 없는 것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가끔 2인칭 시점으로 바뀌는 부분이 있다. '그대는 어떻게 한다.' 등과 같은 진술이 있어서 '그대'가 누구인지 혼동을 주기도 한다. 앞뒤 내용을 견주어 '그대'가 누구인지 추측을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혼자만의 상념을 드러내는 부분에서 '그대'가 등장하니 낯설다.


    오랜전에 영화로도 봤었지만 그 때도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다시 보면 그 때보다는 조금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인물들의 심리나 정서가 너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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