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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1박2일: 준비한 아내에게 감사
    바람의 시선/가족여행/나들이 2018. 1. 21. 15:50
    동아리 선배 가족들과 파주의 펜션 프로방스에서 1박 2일로 가족모임을 했다. 원래는 작년에 했어야 하는데, 나에게 사정이 생겨서 못했다가 올해 다시 모였다.

    지난 달에 카톡으로 날짜를 잡았다. 교사가 아닌, 일반 직장인 선배가 있어서 1월 20일, 21일로 잡았다. 울산에 있는 선배가 서울에 오는 시기도 고려했다. 

    장소는 경기도권으로 했는데, 여태까지 강화도, 가평, 백마 쪽을 가봐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파주 쪽으로 정했다. 헤이리도 있고, 출판단지도 있고, 프로방스 마을도 있고, 임진각도 있고.... 거리도 그렇게 멀지 않고.... 문제는 숙박인데, 웬만한 펜션들의 대형 방들은 예약이 꽉 찬 상태였다. 그러다 블로그를 타고 타고 들어가서 약간 외진 곳의 펜션을 찾아서 예약할 수 있었다. 검색 초기화면에서는 검색이 안되는 곳이라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1일차

    이 모임 자체가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끼리 어울려 놀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라서 오후에 도착해서 애들 풀어놓으면 아이들끼리 신나게 노는 것이고, 어른들은 회포를 푸는 것이다. 아이들은 놀고, 아빠들은 고기 굽고, 엄마들은 상차리고, 애들 먹이고.... 그렇게 저녁이 지났다.

    전에는 애들이 어려서 엄마들이 애들을 재워야 했는데,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있고 해서 언니들이 아이들을 재우는 역할을 하느라 엄마들의 일이 줄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들의 술자리가 조금 일찍 은밀하지 않게, 공개적으로 벌어졌다. 결국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놀다가 새벽 3시에 잠들었다고 한다. 

    2일차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남은 고기로 와인 삼겹살 해 먹었다. 어른 7명, 아이 9명인데, 중학생이 2명이나 되니 사실 어른이 8명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고, 목살과 삼겹살로 7근을 준비했다. 어제 저녁으로 5근 정도를 먹었고, 다음날 아침에 남은 고기 2근으로 와인 삼겹살을 먹었다. 이런 모임에서 고기가 모자라면 안 되기 때문에 넉넉하게 고기를 준비하다보면 늘 고기가 남는데, 아침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되었다. 아내가 집에서 소스를 끓여왔고, 어제 저녁에 소스에 재면서 한 번 더 끓이고, 오늘 아침에 데워서 먹었더니 고기가 퍽퍽하지 않고 좋았다. 어제 이 많은 고기를 어떻게 다 처치하냐면서 의아했던 선배들이 맛있다면서 레시피를 달라고 하는 등 빅 히트였다.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밥 먹고, 짐정리하니 퇴실 시간이고 단체 사진 찍고 지혜의 숲으로 갔다. 벽 전체가 책으로 둘러싸인 도서관인데, 삼성동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의 원조라고 보면 된다. 원래는 어제 입실하기 전에 여기에 들렀다가 오려고 했는데, 다들 오기 바빠서 들르지 못했고, 오늘 가게 되었다. 오늘 후보지로는 송어축제도 있었지만 얼음낚시든 송어잡이든 실제로는 잘 되지 않는다는 선배의 말을 듣고 지혜의 숲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나는 직장 동료의 부친상이 있어서 강릉에 가야 해서 아이들과 아내를 집 방향의 선배에게 부탁하고 먼저 왔는데, 아이들은 언니와 함께 차를 타고 올 수 있어서 좋아했다고 한다. 아빠가 없어진 것은 신경쓰지도 않고.... 아이가 재미있었다니 그럼 된거지.

    이 모임을 위해서 아내가 애를 많이 썼다. 숙소 예약, 반찬 준비, 프로그램 검색 등을 하면서 여러 가지 신경을 썼다. 특히 사람들이 숙소가 여태껏 가봤던 곳 중에서 가장 좋았고, 편했다고 했고, 반찬으로 가져온 부추 겉절이와 떡볶이, 와인 삼겹살이 맛있었다고 했다. 아침에 콩나물국도 해장에 아주 좋아서 시원했고.....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자기들끼리 노느라고 생각만큼 즐기지는 못했다. 아내는 이런 것들을 준비하면서 집들이를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집을 준비하고, 음식을 준비했으니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 나보다 더 많이 신경쓰고 준비하면서 애써준 아내에게 감사한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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