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밸리에 2박 3일 가족 나들이를 왔다. 이번 시즌부터는 첫째가 스키를 탈 수 있어서 첫번째 가족 스킹 여행이 된 것이다.
1일차
아침에 병원 들러서 약 타고, 출발하니까 10시 정도이고, 스키장 입구에 도착하니까 11시 조금 넘었다. 스키장 입구에서 칼국수와 백반으로 점심을 먹고, 바로 장비 챙겨서 나와 첫째가 스키를 탔다.
대략 5번 정도 초급 리프트를 탔는데, 눈이 조금 낯설긴 했지만 실내스키에서 배운 대로 잘 하는 것 같다. 초급에서 S자를 그리면서 내려올 줄도 알고, 한 발 떼었다가 붙이면서 턴 하는 것도 제법 잘 한다. 조금만 더 하면 중급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오후에는 체크인하고, '뮤지엄 산'에 갔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인데, 건축물 자체가 예술이다. 아이들이 체험하는 동안에 아내와 내가 번갈아가면서 관람했다. 아이들도 일부는 관람했는데, 아이들 데리고 미술관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야간에는 다시 첫째와 스키를 탔는데, 리프트를 3번 정도 타고 들어갔다. 조금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감기도 약간 있는 것 같고..... 나머지 시간에는 나 혼자 스키를 탔다.
2일차
오전에 애들은 콘도방에서 놀았고, 난 스키를 탔다. 스키장에 숙소를 잡았으면 오전 땡 스키를 타야 하는데, 애들이 있다보니 아침식사를 하고 나오느라 땡스키는 쉽지 않다. 땡스키는 셔틀이 더 가능성이 높다.
오후에 아이들은 눈썰매와 눈놀이를 했다. 애들하고 같이 있던 아내의 얘기를 들으니 눈썰매는 4번 타고, 나머지 시간동안에는 경사로에서 눈놀이를 했단다. 경사로를 미끄럼이라고 생각하고 구르고, 눈 만들고 아주 신나게 놀았던 모양이다. 이럴 거면 눈썰매는 왜 끊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부터는 눈썰매를 끊지 않아도 눈이 있는 경사면이면 충분한 것 같다.
그동아네 나는 숙소에서 좀 쉬었고, 첫째 아이의 폴을 알아보았다. 어제 아이가 스키를 타는 것을 보니 성인용 길이조절 폴이 너무 무거워서 힘들어했고, 장갑도 두꺼운 벙어리 장갑이라서 그립을 제대로 쥘 수 없었다. 그래서 눈썰매장에서 손에 맞는 장갑을 샀고, 스키장 앞의 렌탈샵에서 폴을 키에 맞춰서 샀다.
야간에 스키를 탔는데, 아이가 훨씬 편하게 탔다. 아내와 둘째도 눈썰매 타러 왔다가 언니와 아빠가 타는 것을 보고 반가웠고, 온가족이 쉬면서 핫쵸코를 먹었다. 스키장에서 온 가족이 핫쵸코를 먹는 풍경.... 상상 속에서만 있었던 일들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첫째 아이는 눈썰매와 눈놀이를 하겠다며 스키를 그만 탔고, 나만 좀 더 탔다. 스키를 타지 않는 둘째가 지루해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3일차
마지막 날에는 아내와 첫째가 스키를 타기로 했다. 아내도 이번 시즌을 위해 중고로 스키를 준비했다. 부츠와 바인딩의 사이즈, 부츠의 버클은 미리 집에서 맞춰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바인딩의 딘 수치가 5까지 밖에 없어서 조금만 힘을 주면 빠진다는 것이었다. 결국 리프트 2번 타고 접었다. 바인딩의 수치를 최대로 높여도 부츠가 빠지는 정도였으니 다시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제, 그제 즐거운 가족 여행이었는데, 마지막에 오점이 생겨서 아쉬웠다. 그래도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다음다음 주에 한 번 더 오크밸리에 올 예정이다. 그 때에는 좀더 재미있게 스키를 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