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 9] 엘리시안 강촌4: 가장 불만족스러운 보딩

아홉번째 스키장 나들이는 강촌으로 갔다. 강촌은 네 번째이고, 보딩은 두 번째이고.... 이번 시즌 스키장 나들이 중 가장 불만족스러웠다.

1. 강습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슬로프에 있는 사람들의 70% 이상이 강습생으로 보였다. 슬로프의 양쪽에는 강습하는 아이들이 서있었고, 도무지 라이딩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지 않았다. 어쩌다 라이딩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면 뒤에서 A자로 직활강하는 아이들이 나와서 열불 나게 만들었다. 강습하는 아이들이 점심 먹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11시 30분부터 13시까지의 시간에 집중적으로 타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 피하다가 역엣지를 먹어서 엉덩이가 갈라지고, 머리도 띵하고, 목도 아프고.... 정말 헬멧 아니었으면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을 뻔 했던 경우였다. 헬멧아, 고마워.

2. 바인딩의 토 스트랩이 끊어졌다.

그런데 11시 30분 정도에 정상에서 스트랩이 끊어진 것을 발견했다. 내려오는 데에는 별 문제 없었지만 재미있게 마음껏 타려고 기대했는데 그럴 수 없어서 급 실망이었다.

지난 번 오크밸리에서는 수리실에서 여분의 스트랩으로 교체해주었길래 강촌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수리실이 수리실이 아니었다. 장비 보관실에서 수리실도 겸하는데, 그냥 이름만 수리실이라고 붙인 것 같다. 엣지를 갈 수도 없고, 뭘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그대로 접었다. 이런 부분은 강촌이 오크밸리만 못한 것 같다.

그나마 2시간이라도 탈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인건가?

3. 설질은 최상이었다.

내가 가장 불만족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설질이 좋은데, 이렇게 엣지가 잘 박히는데.... 왜 탈 수가 없냐고..... 차라리 설질이 빙판이거나 슬러쉬거나 하지, 이렇게 좋으면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나 어쩔 수가 없다.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것이지....

그래도 힐턴에서 토턴으로 넘어갈 때 오른쪽 무릎을 굽히니까 턴이 잘 되는 것을 몸으로 배웠다. 전에는 오른쪽 다리가 계속 뻣뻣하게 펴져 있어서 턴이 부드럽지 못했는데...

바인딩이나 바꿔야겠다. 스트랩이 두 번씩이나 끊어진 것은 바인딩을 바꾸라는 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