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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 8] 오크밸리2: 시즌 첫 보딩바람의 시선/스키/보드 2016. 1. 22. 22:07
오크밸리에 두번째로 왔고, 보드를 갖고 왔다. 지난번에 와서 슬로프를 어느 정도 익혔기 때문에 보드를 타는데 수월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데서 발생했다. 리프트권을 끊고 가방에서 보드를 꺼낼 때 오른쪽 바인딩의 앵글 스트랩이 끊어졌다. 세게 잡아당긴 것도 아니고, 그냥 잡고 당겼는데 그렇게 되버렸다. 스키장 오면서 셔틀버스 트렁크에 있었더니 온도가 낮아서 약간 얼어 있는 상태인데, 순간적으로 힘을 받으니 끊어진 것이다. 이를 어쩐다. 머리 속에 6가지 방법들이 떠올랐다.
1. 그냥 안 타고 있다가 1시 버스로 올라간다: 너무 허무하다. 새벽부터 잠 설쳐가며 기껏 왔는데...
2. 한쪽만 묶고 스케이팅 연습만 한다: 한 두번은 그럴 수 있어도 하루종일 그럴 수는 없다.
3. 수리실에 수리를 맡겨서 고친다: 일단 맡겨 보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구해보자.
4. 새로운 바인딩을 구입한다: 중고로 구입할 수도 있는데, 생돈 내고 바인딩을 사기는 좀.... 데크와 맞출 필요도 있는데....
5. 보드를 렌탈한다: 하나카드로 하면 렌탈 포함해서 2만원인데, 이미 렌탈 안 하는 것으로 결제했으니 좀 늦었고...
6. 바인딩만 렌탈한다: 바인딩만 렌탈하면 떼고 장착하고 귀찮네...
그래서 3번 수리실에 맡겨 보기로 했다. 수리실에 갔더니 구입처에서 부품을 맞추는 것이 맞다고 하길래, 딱 맞지 않더라도 대충 부츠만 잡아줄 수 있을 정도로만 할 수 있는 스트랩으로 부탁한다고 했더니 이것 저것 맞추면서 결국 훌륭하게 맞춰주었다. 볼트 구멍도 약간 다르고, 버클에 딱 맞지도 않고, 색깔도 검정이라서 티가 나지만 부츠를 잡아주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스트랩 교체 비용 3000원으로 해결했다. 나중에 돌아가서 바인딩을 다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나서 보호대 착용하고, 부츠 신고, 슬로프에 올랐더니 9시 20분 정도 되었다. 역시 오크밸리는 일찍 도착하니까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낭비되지 않는 것 같다. 처음에는 초급에서 비기너턴으로 턴 감각을 익히고, 중급에서도 로테이션과 턴 감각을 익히고, 중상급에서 J턴으로 엣지 감각을 익혔다. 중상급 슬로프의 상단에서는 J턴을 반복해서 하고, 하단에서는 카빙을 시도하면서 즐겼다. 그러다가 카빙을 하단에서만 하지 않고, 중단 정도까지 하면서 욕심을 부리면서 탔다. 그랬더니 예전의 감각을 찾을 수 있어서 신나게 탔다.
그런데, 보드의 문제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라이딩을 하다보니 목이 아프다는 것. 반대쪽으로 돌리는 것도 쉽지 않고, 목이 긴장되어 있어서 힘이 좀 들었다. 틈틈이 쉬면서 체조를 해야지 될 것 같다.
오후에는 체력이 좀 떨어지는 감이 있어서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타고, 하단에서만 카빙하면서 신나게 탔다. 그리고 4시가 조금 넘어서는 마무리 단계로 신나게 카빙을 할 결심을 하고 사람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슬로프에서 기다리다가 투혼을 불살랐다. 그러다가 욕심을 부린 것이 화근이 되어 엉덩이가 쩍 갈라지는 통증을 느꼈고, 충격으로 토가 나올 것 같았고, 괄약근도 충격을 받아서 힘이 빠졌는지 똥도 나올 것 같았다. 그 순간에 드는 생각은 "집에 가자"였다. 더이상 타고 싶은 생각이 싹 살아졌고, 충만했던 자신감은 없어지고, 패잔병처럼 들어왔다.
마지막의 라이딩이 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는 충분히 보람찬 라이딩이었다. 시즌 첫 보딩치고는 만족스러웠고, 시간이 넉넉해서 좋았다. 하나카드의 만원의 행복 덕을 많이 봤다. 다음 주에도 목, 금 보딩으로 출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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