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112] 도모유키: 간결한 문체 속 인간의 이야기행간의 접속/문학 2013. 12. 16. 16:15
제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
1. 줄거리
정유재란 때 참전한 일본인의 이야기이다. 도모유키는 성주 고니시 유키나의 휘하에 있는 군막 중 17군막장으로 전쟁에 참전하여, 순천 근처에 성을 쌓고 주둔하여 전쟁을 치른다. 전쟁 중에 성밖에 나가 보급을 하고, 도자기를 구해 오고, 조선인들을 잡아 오는 일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조선 여인 명외를 발견하고 마음에 두게 된다. 철군 전에 조선인은 모두 죽이라는 명을 받고, 명외를 빼돌린 후 철군한다. 배를 타고 후퇴하다가 노량해전에서 조선 수군에 의해 침몰되어 낙오되어 육로로 후퇴하다 명외에 대한 생각으로 홀로 이탈하여 명외의 집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죽는다.
2. 간결한 문체
문장의 길이가 대부분 한 줄을 넘지 않는다. 오직 행동이 있을 뿐이다. 감정도 행동 속에 있고, 주제도 행동 속에 있다. 행동으로 거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긴박하고, 건조하며, 차갑다. 그럼으로써 전장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을 베는 장면들, 머리가 굴러 떨어지는 장면들, 피가 낭자한 장면들을 보면 특히 잔인함까지 느낄 수 있다.
간결한 문체면에서 김훈의 『칼의 노래』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거기에서는 내면의 사유가 더 많아서 고독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면 이 작품에서는 긴박감과 잔인함을 드러내는 장치로서 활용되었다.
3. 신선한 점
이 소설에서 신선한 것은 정유재란에 참전한 일본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 속 '적군'은 조선군과 명나라 군이다. 일본군이 두려워하는 천하제일의 조선 수군의 적장은 이순신이다. 이야기 속에 일본군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죽고 싶지 않고, 고향이 있고, 그 고향에 가족이 있고,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면서, 자신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전하여 죽지 않기 위해 죽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민족간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이야기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일본군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쓴 것 같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명외에 대한 사랑이 애틋하게 나와있다.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없고, 전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그들의 사랑을 애틋하고 절절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랑한다'는 조선말을 통역관을 통해 배웠음에도 명외 앞에서는 '너를 지켜준다'는 말로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과 마음이 절절함을 더 느끼게 했다. 거기다 자신의 생사를 돌보지 않고 오직 명외를 보기 위해 홀로 길을 나서서 마침내 비극적인 최후를 마치는 부분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시선의 전환이 이 소설의 힘인 것 같다.
'행간의 접속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16] 람세스 1, 빛의 아들: 왕자에서 섭정공으로 (0) 2014.06.23 [책 113]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성장소설에서 약간 벗어난 성장소설 (0) 2013.12.20 [책 110] 이슬람 정육점: 막연함 (0) 2013.12.11 [책 109] 나의 아름다운 정원: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 이해 (0) 2013.12.10 [책 108]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 어머니도 여자였구나 (0) 2013.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