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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7] 열외인종 잔혹사: 자본주의의 진흙탕에 묻힌 혁명의 깃발행간의 접속/문학 2013. 12. 5. 10:49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 맨 뒤의 추천의 말을 보면 문학평론가 정은경은 이 작품을 이렇게 말한다.
혁명의 소요에 말려든 '열외인간들'의 무용담이다. 극우파 퇴직 군인, 정규직을 꿈꾸는 된장녀, 게임에 청춘을 파묻어버린 백수 청년, 그리고 노숙자가 그들. 그러나 비극적인 것은, 이 21세기형 신종 열외인간들이 반란을 꿈꾼 적도 없고,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 혁명을 일으킨 양의 무리들은 거대한 자본주의 메커니즘에 갇혀버린 이 시대의왜소하고 무력한 개인들이다. 혁명의 꿈조차 '망상'에 차압당하고 개인의 목소리는 거대한 권력과 미디어의 음모에 압살당한 우리 시대를 통렬하게 풍자한 『열외인간 잔혹사』는 그리하여 지독하게 웃긴, 그러나 슬픈 잔혹극이다.
1. 인물들
-장영달: 극우파 퇴직군인. 연희동 집을 나와 신촌역에서 만리교를 전도하는 광신도와 다툼을 벌이고, 탑골공원에서 시국강연을 하다 무료 급식소의 질서를 유지하는 일을 하다 노숙자들의 난동에 휘말리고, 한성기원에서 이대왕이 주최한 옥선녀의 예언을 듣고나서 신약 임상실험을 위해 삼성역으로 가서 윤마리아를 만난다.
-윤마리아: 외국계 제약회사 글로벌유나이티드 인턴사원. 회사에 출근하여 교육을 받고, 상사인 부리 팀장이 고급 정보를 준다는 말을 듣고, 그녀의 차를 타고, 압구정역까지 간다. 이후 갤러리아 근처 전당포에서 카드깡으로 명품을 사고, 돈이 없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는다. 용산역으로 가라는 부리 팀장의 말을 듣고, 용산역으로 가지만 아무 일도 못하고, 대신 노숙자들의 난동을 본다. 이후 다시 삼성역으로 간다.
-기무: 밤새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무전취식한 후 집에서 여자친구와 섹스를 한 후 독립문역에서 게임업체의 이벤트에 참가하여 총을 얻은 후 실수로 격발한다. 다시 압구정역에서 총알을 얻고, 맥도날드에서 콜라만 마시다가 PC방에 가서 이벤트 공지사항 확인하고 삼성역으로 간다.
-김중혁: 코엑스 설비공 출신 노숙자. 서울역에서 노숙하다 동료 노숙자와 함께 매혈하고 독립문역 근처에서 과자와 술을 마신다. 독립문역에서 탑골공원 무료배식소에 갔다가 난동이 생겨 못 먹고, 용산역에서 또 난동이 생겨서 신도림역까지 도망갔다가 단속반원들에게 들켜서 삼성역으로 도망친다.
2. 인물들간 만남
인물들이 4시에 삼성역에서 모이는 과정에서 서로를 한 번씩은 스치거나 만나거나 얘기하거나 하는 일이 있었다.
-영달과 마리아는 직접 만나지는 않고, 삼성역에서 만나기 위해 전화로 통화하여 유선상으로 만난다.
-영달과 기무는 삼성역으로 가는 과정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문제로 갈등이 일어날 뻔 했는데, 삼성역에 도착했기 때문에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영달과 중혁: 탑골공원 무료급식소에서 영달은 질서유지를 하고 있었고, 중혁은 줄을 서면서 급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둘이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고, 중혁의 동료 노숙자가 새치기를 하다 영달에게 걸렸고, 이를 빌미로 질서가 무너졌다.
-마리아와 기무: 압구정동 맥도날드에서 마리아는 햄버거만, 기무는 콜라만 먹고 있을 때, 기무가 마리에게 콜라 리필해서 줄테니 햄버거 반쪽 달라는 거래를 해서 나눠 먹는다.
-마리아와 중혁: 용산역 PC이용실에서 마리아는 십헤드 카니발을 검색하고 있었고, 노숙자들의 난동이 일어나자 단속반을 피해 중혁이 PC이용실에 들어오자 둘이 일행인 것처럼 연기하여 중혁이 걸리지 않았다.
-기무와 중혁: 독립문역에서 기무가 총을 격발할 때, 중혁은 독립문역 플랫폼에서 이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가 호기심을 들었었다.
작가는 꽤 조직적으로 인물들간의 우연한 만남을 이렇게 넣음으로써 구성의 탄탄함을 독자에게 퍼즐 맞추기와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스타일 괜찮다.
3. 삼성역에서
삼성역에서 4시 양머리들의 쿠데타가 일어나고 영달과 윤마리아는 인질로 잡혔다가 영달은 행동대장의 지시로 젊은이들과 격투를 해서 목숨을 보존하고, 윤마리아는 죽을 고비에서 대장을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져서 대장을 만나고, 기무는 인질극이 게임업체의 서바이벌 게임 이벤트인 줄 알고 양머리들을 죽이면서 대장에게까지 가고, 중혁은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예전 코엑스에 근무했던 기억을 살려 전기를 올린 후 대장을 만난다. 영달은 전기가 올라가자 반격하여 총을 빼앗고 대장을 만난다.
대장은 윤마리아가 준 약을 주사한 후 발작을 일으켜서 털 색깔이 까맣게 되어 행동대장에게 죽고, 대신 회색 양머리 탈을 썼던 중혁이 대장으로 추대되지만 역시 기무에게 죽는다. 이후 경찰이 출동하여 이들은 모두 흩어진다.
그러나 하루 뒤 이들이 겪은 일들은 잊혀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4. 생각한 것들
코엑스라는 자본주의의 최첨단 구역에서 서울의 소시민들이 양머리 탈을 쓰고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고, 한 사람의 머리가 양머리로 변한다는 것. 하루만에 그 인질극이 묻힌다는 것.... 등등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많다. 또한 게임업체는 이런 인질극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았으며, 옥선녀도 양들이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것, 노숙자인 광록이 메시아가 온다고 하는 것등의 예언 아닌 예언은 이 인질극와 어떻게 관련을 맺을지에 대해서도 작가는 시원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다. 논리적으로 그런 것들을 알려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것 없더라.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런 것은 환타지적인 구성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소시민들이 자본주의의 진흙탕 속에서 이렇게 굴러먹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질문이다. 그들의 불만, 요구를 이렇게 하루만에 묻어도 되는지 묻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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