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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 다녀와서
    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13. 8. 25. 23:00

    모임 회의가 있어서 통영에 다녀왔다. 아기가 몸이 안 좋아서 못 갈 뼌했는데, 그래도 몸이 병을 이기는지 표정도 좋고, 잘 놀고 해서 아내가 다녀와도 괜찮단다.

     

    통영에는 2007년에 자전거로 전국일주할 때, 15일차에 들르고 처음이다. 그 때에는 미륵도의 달아공원만 다녀오고, 바로 거제로 빠졌기 때문에 통영에 왔다고 할 수는 없고, 그저 들르는 수준이었다. 통영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알았으면 더 시간을 두고 다녔을 것이다. 그 때 못 간 곳을 오늘 살짝 가보았다.

     

    1. 세병관

     

    세병관은 병기를 씻는 곳이라는 뜻인데, 실제 기능은 삼도수군통제사가 있던 곳이다. 지금의 해군본부 같은 곳이다. 그리고 통제사가 있던 영이라서 도시 이름이 통영이다. 이 영을 중심으로 성이 있었고, 성과 항구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었다.

     

    지금은 세병관이 많이 훼손된 상태라서 복원 중이다. 세병관과 중영 등 몇 개의 건물만 남아있는데, 원래는 30개도 넘는 건물들이 있었다고 한다. 복원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기관이나 주민들이 협조하여 땅을 얻을 수 있었고, 지금도 복원은 진행중이다. 

     

    세병관의 망일루에 올라서 바다를 바라보니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것이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절망 속에서 그 절망을 끝까지 보듬고 안고 간 사나이의 고독을 소설에서 그렸는데, 통영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그런 절망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통영의 아름다움이 그 절망을 무의식중에라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2. 통영시립역사관

     

    통영시립역사관은 세병관 옆에 있다. 통영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통영의 연혁, 임진왜란 당시의 한산도 대첩의 상황과 그 모습, 이순신 장군의 여러 영정과 모습, 통영의 12공방 같은 유형 문화들, 근대화시기 일제 침략으로 변화해가는 모습들, 그리고 통영 출신의 예술가들의 자취 등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3. 남망산 전망 공원

     

    남망산 전망 공원은 통영의 남쪽 끝에서 통영의 항을 굽어볼 수 있는 전망 공원이다. 왼쪽으로는 바다도 보이고, 항구도 바라볼 수있다. 항구에 배들이 있고, 사람들이 있고, 건물들이 있는 풍경이 낯설면서도 한편으로는 친숙함이 느껴졌다.

     

    4. 동피랑 벽화마을

     

    동피랑 벽화마을도 가보았다. 피랑은 벼랑이라는 뜻이란다. 그래서 동피랑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인데, 통제영의 동쪽 루인 동포루가 마을 꼭대기에 있다. 거기서의 전망도 좋았다. 남망산 전망공원은 바다와 항구를 동시에 볼 수 있고, 동포루의 전망은 항구를 좀더 가까이 전망할 수 있다.

     

    동피랑 마을의 벽화들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아기자기하면서 예쁘게 신선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벽화가 없었으면 삭막하고, 그저그런 골목 동네였을 곳이 벽화라는 공공미술을 통해서 새롭게 바뀌었다는 것이 좋았다. 문제는 거기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사생활이 침해되는 것이 좀 아쉬웠다. 전봇대에 마을 할머니가 너무 시끄러워서 힘들다는 얘기도 있고, 쓰레기를 사람들이 마구 버리는 것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

     

    5. 오미사 꿀빵

     

    통영에는 충무김밥 외에도 오미사 꿀빵이라는 먹거리도 있다. 팥앙금이 들어있는 빵에 꿀을 발라 깨를 얹은 빵이다. 팥은 그렇게 달지 않으면서 꿀이 쫀득하게 달라붙어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끌리지 않았는데, 먹다 보니 자꾸 끌리는 맛이 있어서 한 박스 사왔다. 내가 어디 가서 먹을 거리 들고 오지 않는 스타일인데, 선뜻 한 박스 사갖고 왔다.

     

    6. 그밖에

     

    그밖에 통영은 김상옥, 박경리, 윤이상, 김춘수 등 여러 예술가들의 자취가 있어서 그들의 기념관이나 생가, 거리 등이 조성되어 있어서 그들을 생각할 수 있다. 이번 방문에는 못 가봤지만 다음에는 꼭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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