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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33] 담을 넘어 도망친 내시의 아내: 조선시대 사랑 이야기행간의 접속/문학 2013. 5. 1. 23:04
야담류에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이다. 조선시대라고 사랑이 없었겠는가. 당연히 남녀간의 사랑이 존재했고, 억압되어 있었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더욱 대중들 속에서 널리 퍼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야담들을 모은 책이다.
이야기들을 보면 여자들의 적극성이 눈에 띈다. 단순히 수동적인 입장에서 남자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스스로 맞이하기도 하고, 집안을 일으키기도 하고, 재가를 원하기도 하고, 남편을 키우기도 하는 등 여성들에 대한 시각이 이들 이야기 속에서는 꽤 앞서나간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 여성들이 있기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한계도 분명한 것이 스스로가 외부적인 활동을 통한 성공이 아니라 내조를 통해서 남편을 성공시키는 이야기가 많아서 가부장적 사회의 한계를 나타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비슷한 맥락에서 여성들의 적극성이 결국은 남성들이 바라는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지적할 수 있다. 꿈에서 누구의 계시를 받았는데, 그 분이 당신이니 이는 인연이므로 따르겠다는 식의 우연적 설정은 남성의 욕망을 반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본다면 여성의 주체적인 삶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서 조선 사회의 풍속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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