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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87] 고령화 가족: 막장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조차 아까운...행간의 접속/문학 2012. 12. 24. 00:31
천명관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제목처럼 평균 나이 49세의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40대의 영화감독인데, 만든 영화가 실패해서 신용불량자가 되어 전재산을 다 잃고 일흔이 넘은 엄마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된다. 스튜어디스 아내가 헬스클럽 트레이너와 바람이 나서 이혼했다. 형은 50대의 백수 건달인데, 주먹계에 있다가 감옥도 갔다 오고 지금은 집에 있다. 여동생도 40대인데, 카페 경영하면서 두번 결혼 실패하고 세번째 남자와 연애를 한다. 중학생 딸이 하나있다. 여동생의 중학생 딸은 첫번째 남편의 자식이다. 엄마는 일흔이 넘었고, 화장품 외판업을 한다.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자식들 건사한다.
3남매이지만 이들은 모두 출신이 다르다. 형은 아빠와 다른 여자 사이에서 나왔고, 나는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나왔고, 여동생은 엄마와 전파사 구씨 사이에서 나왔다. 씨가 다르거나 배가 다르거나....
멤버 구성이 화려하다 못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가족 구성이 있을 수 있을까? 이런 가족 구성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도 평범하지 않다. 형은 조폭 동생 사장 속여서 한탕한 후에 미장원 여자 꼬셔서 외국으로 튀고, 나는 그런 형을 미워하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형의 조폭 동생에게 죽기 직전까지 맞고나서 우연히 연락이 된 대학 후배와 연애를 하고, 여동생의 중학생 딸은 가출해서 돌아다니다가 형의 조폭 동생한테 붙잡혀서 돌아오고, 엄마는 예전에 바람핀 전력이 있다.
그런데 이 막장 드라마를 넘어서는 소설의 결론은 모두가 자기가 원하는 짝을 만나는 것이다. 형은 미장원 사장과 짝을 이루고, 나는 캐나다로 이민 갔다가 이혼해서 돌아온 대학 동아리 후배와 짝을 이루고, 여동생은 건실한 보험설계사와 짝을 이루고, 엄마는 예전에 바람폈다 여동생을 낳게 한 전파사 구씨를 다시 만나 짝을 이룬다. 결국에는 짝을 이루면서 지지고 볶으면서 남들과 다르게 보이지만 다르지 않게 살아간다는 얘기이다.
읽으면서 영화적이고, 만화적이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웃음이 나왔고, 그게 재미있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니 영화도 재미있을 것 같다. 작가가 원래 영화에서 시나리오를 쓰던 사람이라서 영화적인 요소들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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