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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84] 지구영웅전설: 슈퍼특공대, 그리고 미국의 진실
    행간의 접속/문학 2012. 12. 13. 13:10

     


    지구 영웅전설

    저자
    박민규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3-06-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제8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작. 다소 가볍게 다가오는 만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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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줄거리

     

    나는 중학교 때 친구들과 음란물을 보다 선생님에게 적발되어 어머니를 모셔오라는 말에 자살을 결심하고 건물에서 뛰어내린다. 떨어지는 도중에 그를 구한 것은 슈퍼맨. 슈퍼맨에 안겨서 애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니 슈퍼맨은 그를 슈퍼특공대의 본부인 '정의의 본부'로 데려간다. 거기에는 슈퍼특공대의 멤버인 슈퍼맨과 배트맨, 로빈, 원더우먼, 아쿠아맨과 그들을 수행하는 연구원과 직원들이 있는 곳이고, 지구를 지키는 곳이다. 그곳에서 그는 허드렛일만 하다가 바나나맨이라는 슈퍼영웅으로 재탄생되어 슈퍼특공대의 일원이 되어 그들을 돕는다.

     

    슈퍼특공대는 지구를 지킨다는 명분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는데, 슈퍼맨은 나쁜 무리들을 물리쳐서 자유세계의 영역을 넓히는데 이것은 미국의 군사력을 말한다. 배트맨은 '마운틴'의 체계를 세우는데, 이것은 정치적인 세계 지배를 말한다. 원더우먼은 정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쟁에너지를 낮추고, 섹스에너지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데, 이것은 미국의 문화침략을 말한다. 아쿠아맨은 자유무역의 무역과 협상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도 미국의 경제적인 세계지배를 말한다. 그래서 마블의 부르스 제너 박사(헐크)로 초빙해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이루어낸다.

     

    그러다 나, 바나나맨은 더이상 지구의 평화를 위해 할 일이 없어지자 어느날 정신병원에 수용되고, 정신병원에서 여러 신원조회를 거쳐 본국인 한국으로 추방된다. 한국에 돌아와서 영어를 잘 한다는 이유로 영어 강사가 되고, 결혼을 하고 일상에 찌든 삶을 산다.

     

    마지막 반전으로 이 모든 것이 DC코믹스의 기획회의에서 나온 크리에이터의 창작 만화라는 틀을 갖게 된다.

     

    2. 슈퍼특공대(미국)의 진실들

     

    바나나맨이 묻는다. 슈퍼맨은 나쁜 무리들을 한번에 몰아낼 힘이 충분이 있는데, 왜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지를. 닥터 윌슨은 대답한다.

     

    얘야, 물론 슈퍼맨에겐 충분한 힘이 있단다. 빨갱이들뿐 아니라 이 지구를 통째로 없애버릴 만한 힘이! 하지만 생각해보렴. 만약 전쟁도 없이 그들을 쓸어버린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어떻게 되겠니. 또 군수산업과 연결된 모든 기간산업들은 말이다. 또 우리의 경제가 흔들리면 그 밑에 딸려있는 자유세계의 경제도 보통 문제가 되는 게 아니란다. 슈퍼맨은 그 모든 것들을 아울러 판단해, 이 세계를 지켜나가는 것이란다.

     

    그리고 배트맨의 '마운틴'에 대해서는 로빈이 대답해준다. '마운틴'이란 생물학에서 침팬지 우두머리의 지배행위인데, 엉덩이를 지배자에게 대주는 것을 말한다.

     

    놈의 목표는 '마운틴'의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니까. 그 가장 좋은 방법이 돈을 이용하는 것이거든. 물론 아주 복잡한 일이지만 또 그게 놈의 전공이야. 어쩌면 가장 대단한 능력일 수도 있지. 생각해봐. 왜 이곳의 리더가 배트맨으로 교체되었는지를. 지금 현재로선 놈이 최고의 영웅이기 때문이야. 왜? 돈이 힘인 세상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놈이야말로 최고의 영웅이라 할 수 있지. 이 세계의 돈은 대부분 놈의 것이니까.

     

    배트맨의 정체는 자본가이고, 그렇기 때문에 소련이 무너진 이후에 무찌를 적이 없어진 상황에서 슈퍼맨은 죽은 것으로 퇴장하고, 그 자리를 자본가인 배트맨이 지키는 것이다. 자본이 지배하는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3. 바나나맨의 정서

     

    바나나맨은 미국에 경도된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의 영웅 슈퍼특공대에 대항하는 모든 적은 악의 무리이고 무찔러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서도 햄버거만 먹고, 미국을 그리워한다. 우스운 것은 휴가 때 츠나미를 만나 멕시코에 떨어져서 반군인 사바티스타의 마르코스 앞에 불려갔을 때이다. 헐크로 변신할 수 있는 부르스 제너 박사와 함께 붙잡혀서 마르코스가 박사를 화나게 하기를 기대했는데, 그들은 그를 화나게 하지 않고 돌려보낸다. 이게 아닌데... 악의 무리는 박사를 화나게 해서 헐크로 변한 박사가 다 무찔러야 하는데.... 그들은 평화롭게 일을 처리한다. 바나나맨은 평화를 처음 맛본다. 그러나 그 맛은 씁쓸한 담배같다.

     

    바나나맨은 사실 미국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동경하면서 기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풍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어를 일상적으로 쓰지도 않으면서 영어에 목매다는 것이나 불평등한 소파 협정, 한미 FTA 등...

     

    4. 상상의 재미

     

    만화라는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재미있고, 현실을 비틀었기 때문에 재미있고, 결국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소설이다. 약간 짧은 느낌이 들지만 큰 부담은 없다. 생각해 보면 내용은 부담스러운데 말이다. 부담스러운 내용을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것 작가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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