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75] 빅 픽처: 꿈을 찾아 새롭게 태어난 남자의 이야기행간의 접속/문학 2012. 11. 25. 23:18
1. 줄거리
벤 브레드포드는 뉴욕 월가의 변호사이다. 뉴욕 변두리의 중상류층의 주택가에서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지만 그에게는 사진작가로서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버는 돈을 사진용품 구입에 투입한다. 그러다가 아내가 이웃의 게리 서머스와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을 목격하고, 우발적으로 게리를 살해한다. 여기까지가 1부다.
게리를 살해한 후 자수할 것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일급살인으로 감옥에서 썩어갈 자신의 인생을 받아들일 수 없어 사건을 은폐하여 게리 대신 자신이 죽은 것으로 조작한 후 게리로 살아가기 위해 준비한다. 게리의 은행 잔고와 각종 신분 증명 등을 파악하고, 친구 빌의 요트를 빌려 게리의 시체를 유기하고, 폭파시킨다. 여기까지가 2부다.
게리로 살아가기 위해 주생활 근거지인 동부를 떠나 서부로 이동한다. 이동하던 중 몬타나의 마운틴폴스라는 작은 마을에 우연히 들렀다가 6개월 정도 머물러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거처를 정하고 사진 작업을 한다. 그러다 지역 신문 기자 루디에 의해 그의 사진이 지역 신문에 연재되고, 다시 전시회까지 기획되고, 지역 신문 사진부장 앤과 연애를 하던 중 우연히 산불사진을 찍은 것이 널리 알려져 유명인사가 된다. 자신의 정체가 노출되는 것에 불안해 하던 중 루디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되지만 음주운전 사고로 죽게 되고 그는 다시 은둔한다. 앤의 오두막에 은거하던 중 앤과 만나 모든 것을 고백하고 앤의 이해로 둘은 새로운 사람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2. 미 중상류층에 대한 이미지
벤으로 대표되는 미국 중상류층의 이미지는 세련됨 그 자체이다. 뉴욕 월가에서 일하고, 지적이다. 또한 자신들만의 문화가 있으며 다른 계층의 문화에 대해서는 약간 배타적이다.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대목에서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특히 그들의 패션이 그들이 어떠한 사람들인지를 알게 해준다. 그냥 아무 옷을 입지 않는다. 일할 때는 물론이고, 운동을 할 때에도 갖출 것은 거의 다 갖춘다. 나이키 운동화와 트레이닝복 등...
그런 이미지의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자기가 가진 것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하는 것은 파격 그 자체이다. 살인이라는 계기가 되었으니 그런 생각을 했겠지만 그정도가 아니었으면 어림도 없다.
3.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묘사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묘사가 뛰어나다. 전문가들이 쓰는 카메라 기종, 각종 악세사리와 부품들, 그리고 그것들의 사용 방법 및 장단점과 효과 등을 얘기하는데, 작가 자신도 사진에 대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찍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을 얘기하고 있다. 아울러 소설 속 사진에 대한 묘사도 탁월하다. 어떤 느낌의 사진인지 말로 얘기하는데 대충 머리 속에 그림으로 그려진다. 풍경도 그렇고 인물도 그렇고....
4. 자연스러운 번역
외국 소설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등장인물의 이름과 부자연스러운 번역투 문장인데,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서 이름 외우기가 어렵지 않았고, 깔끔한 번역이 자연스러웠다. 한국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용어들과 풍경과 인물에 대한 묘사들이 생생했다.
5. 인상적인 부분
인상적인 부분은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벤을 버리고 게리로 살아가기로 결심하는 장면이다.
'물질적 안정'이라는 미명 하게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가짜일 뿐이고, 언젠가 새롭게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의 등에 짊어진 건 그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 뿐이라는 걸.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소멸을 눈가림하기 위해 물질을 축적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축적해놓은 게 안정되고 영원하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결국 인생의 문은 닫힌다. 언젠가는 그 모든 것을 두고 홀연히 떠나가야 한다.
물질적 안정의 유혹을 뿌리치고 꿈을 찾아가는 첫 발걸음이다.
6. 나의 꿈은? 당신의 꿈은?
책을 덮고 나서 나의 꿈을 생각한다. 세계일주인데, 애 둘을 데리고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아내와 아이들을 포함해서 물질적 안정을 뿌리치고 갈 수는 없고,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살라는 것인가? 꿈은 그저 꿈으로 간직하면서 삶의 희망으로서만 역할을 하기에는 아깝다. 꿈과 안정, 두 마리 토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누가 그랬는가? 나는 안정적인 가운데서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싶다. 두 마리 토끼 다 놓칠 수 없다.
'행간의 접속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81]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공상 야구 인생 소설 (0) 2012.12.07 [책 80]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0) 2012.12.05 [책 64] 엄마를 부탁해: 있을 때 잘해 (0) 2012.11.06 [책 63] 도가니: 그래도 싸워야 하는 이유 (0) 2012.11.04 [책 25] 홍합: 억척 아줌마들의 질긴 삶 (0) 201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