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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82] 지리, 세상을 날다: 지리는 현실의 삶 속에 있는 그 무엇행간의 접속/인문 2012. 12. 8. 00:30
이 책이 우리에게 주고 싶은 것은 제목에 어느 정도 나와 있고, 서문에도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리는 단순히 수도가 어디이고, 지명을 외우고, 특산물이 뭐고, 지질적인 특색이 뭐가 있는지 외우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들이 현실과 어떤 맥락에서 형성되었으며 그런 것들이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지리는 책 속에 있는 외울 것이 아니라 현실의 삶 속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현실 속의 여러 문제들을 지리학의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1장은 세계의 관점인데 독일의 통일, 농산물의 수출입, 음식 문화를 다루고, 2장은 차이와 차별을 다루면서 미국의 패권주의, 인구 문제, 이주노동자, 식량 문제, 양극화를 다루고, 3장은 인간과 환경을 얘기하면서 전통 마을의 입지, 도시의 바람,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 등을 다루고, 4장은 우리의 공간을 다루면서 아파트와 주거 문제, 행정수도 이전, 청계천 복원, 행정구역의 변천 등을 얘기하고 있다.
모두 우리의 삶과 밀접한 여러 문제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유익했다. 그런데 지리학이 원래 이렇게 오지랖이 넓은 것인가? 어째 지리학의 영역이 아니고 정치학의 영역인 것, 환경의 영역, 사회학의 영역, 경제학 영역 등 인접 분야의 영역들과 많이 겹쳐서 이렇게 되면 지리학의 고유한 영역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싶다.
물론 현대의 학문이 분화보다는 통합이나 융합, 혹은 통섭으로 가기 때문에 굳이 따질 필요는 없을 수도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지리학의 고유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싶었다. 글쓴이들도 책을 구성하면서 각 장의 범주화하면서 과연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난감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각 장에 속해 있는 내용들이 어떻게 생각하면 다른 장에 들어가도 상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2장의 미국의 패권주의는 1장의 세계의 관점 속에서 다룰 수도 있고, 3장의 도시의 바람은 4장에서 우리의 공간 속에서 다룰 수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각 장의 범주는 사실 무의미한 것이고, 오히려 전체적인 맥락 설정이 부적절한 것은 아닌가 싶다.
아무튼 고등학생 정도 수준의 학생들이 교과서의 지리를 넘어서서 사회와 현실의 삶을 아우르는 지리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입문서로서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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