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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79] 상징 이야기: 상징에 둘러싸인 우리행간의 접속/인문 2012. 12. 2. 21:33
처음 이 책을 도서관에서 봤을 때에는 보면 괜찮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뜻 지금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처음엔 그렇게 지나갔고, 얼마 후 서고에서 다시 지나쳤을 때에는 지금 이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 때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약간 끌림이 있는 책이었다는 것이다.
상징에 대해서 이미지를 풀어보면 여러 가지를 담고 있는 멋있는 것 정도라는 생각이다. 이 책의 서문에는 "상징은 음악이나 미술처럼 이성적인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적, 정신적 속살을 비춰 보여주는 창 같은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상징은 속살을 보여주는 창이라는 말이 더 멋있는 것 같다.
차례를 보면 정령, 영혼, 동물, 식물, 우주, 예술작품, 패턴과 무늬 등 세상의 상징적인 것들을 대부분 늘어놓고 있다. 주로 그리스 문명, 중국 문명, 인도 문명, 이집트 문명, 아스텍 문명 등 여러 문명 속의 신화에 나타난 상징들을 얘기한다. 동양의 경우 중국과 일본까지는 나오는데 한국은 따로 나오지 않는다. 좀 아쉽군....
내용 중에서 새롭게 안 것들이나 정리할 만한 것들을 뽑아보았다. 사전처럼...
-알: 원초적인 창조의 주된 상징물
-혀: 신체 부위 중에서 깜짝 놀랄 만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관이라는 이유에서 강력한 공격-방어력의 상징.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미술과 하카(전쟁 춤)에서 도전과 용기를 표현한다.
-나비: 불사(不死)의 상징. 생명(애벌레), 죽음(고치), 재생(날개 생김)이라는 순환의 유추를 완벽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향 태우기: 순수성, 덕성, 향긋함, 상승하는 기도의 상징. 땅과 하늘, 인간과 신 사이의 가시적인 연결을 상징.
-월계수: 아폴로와 관계된 나무라는 이유에서 승리, 평화, 정화, 예언, 불사의 상징.
-초승달: 우주적 힘의 상징, 달의 신이 광대한 공간을 항해하는 배를 나타냄. 신의 권위, 증가, 부활을 상징하며 별과 함께 그려지면 낙원을 상징함. 터키, 리비아, 튀니지, 말레이지아의 국기에 초승달과 별이 있음
-바람: 생명을 지닌 영혼의 시적 이미지. 우주에 생기를 불어넣는 존재, 운영자, 지지대 등으로 봄. 물질적 세계를 통제하는 신적인 힘의 상징적인 전령
-나선형: 열려 있고 흘러가는 선ㄴ으로 연장, 발전, 연속성, 방해받지 않는 동심원적이고 원심적인 움직임, 즉 숨쉬기와 생명 그 자체의 리듬을 뜻함
숫자에 대한 상징도 있다.
-0: 허공, 신비, 무, 죽음, 영원성, 실재의 절대나 본질, 전체성, 우주의 달걀, 혹은 자궁, 잠재력, 세대 간의 간격 등
-1: 원초적 통성의 상징, 남근적이고 공격적이며 능동적인 상징, 시초와 자아, 고독의 상징
-2: 이원적 원리, 종합을 상징, 분열, 매혹과 거부, 평등과 갈등을 나타냄. 여성 원리, 사랑, 풍요, 성장, 창조와 파괴의 역동성에 연결
-3: 강력한 통일성, 조화, 완결성(시작/중간/끝), 단호한 행동
-4: 견고함, 포괄성, 편재성, 조직성, 힘, 지성, 정의, 전능성
-5: 인간, 사랑, 건강, 관능, 명상, 분석, 비판, 힘, 통합, 유기적 성장, 심장 등. 전체론적 숫자(하늘의 숫자 3과 대지의 숫자 2의 결함)로서 자연과 예술 모두에서 근본을 이루는 요소
-6: 결합과 평정을 상징,
-7: 우주적, 정신적 질서와 자연 순환의 완성을 상징
-8: 우주의 평형의 상징, 순환적으로는 재생, 회춘, 팔복의 상징.
-9: 강력한 수, 마음과 신체, 영혼의 삼중, 또는 지하 세계, 그리고 지상과 하늘의 종합. 남성적 용기나 인내력과 연결.
-10: 완전함, 완결과 통일성
-11: 갈등, 반란과 연결되는 숫자
-12: 우주의 조직, 천상의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 완결된 시간 주기, 영적인 차원과 현세적 차원의 결함
-13: 불운한 숫자
동양에서도 숫자에 대한 상징이 있는데, 음과 양,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서양과는 다른 상징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 책은 서양 사람이 써서 주로 서양적인 것 위주로 되어 있다.
색깔에 대한 것도 있는데, 이전에 읽었던 『색의 유혹1,2』에 나와 있는 내용이라서 생략했다.
책을 읽고나니까 신화나 옛 이야기들, 우리 생활 속의 여러 요소들이 상징에 둘러싸여 있음을 알게 되었고,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걸 누가 다 이렇게 만들었는지 참.... 인간이란 존재가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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