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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68]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언어 너머의 시와 철학의 만남
    행간의 접속/인문 2012. 11. 13. 09:13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저자
    강신주 지음
    출판사
    동녘 | 2010-07-0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 시 21편을 통해 현대 철학을 쉽고 재미있게 배운다!김수영...
    가격비교

     

    철학자가 시를 얘기한다. 철학과 시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둘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일까? 아마도 둘 다 언어를 뛰어넘는 사유와 정서의 세계를 표현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고, 어쩌면 언어를 뛰어넘는 세계에서 둘은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시인이 물속으로 직접 들어가 온갖 물고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존재라면, 철학자는 그물로 끌어올린 물고기를 다시 확인하고 만져 보는 사람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시는 주관적인 것이고, 철학은 객관적 혹은 보편적인 것이라는 인상이 생겨났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주관과 객관에 대한 관념은 바뀔 수도 있지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시인과 철학자가 결국은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표현이 달라서 그렇지...

     

    인상적인 부분이 하나 있는데, 바타이유의 에로티즘에 대한 얘기이다.

     

    가질 수 없는 것은 대개 인간에게 강렬한 열망을 심어 주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금지와 금기의 대상이 성적인 대상에 적용될 때 우리가 가지는 열망이 바로 에로티즘입니다. 따라서 에로티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금지와 금기 자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실 이 때문에 바타이유는 에로티즘이 동물들의 성적인 충동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던 겁니다. 동물에게는 금지나 금기에 대한 의식 혹은 그러한 제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에로티즘에 대한 철학적 애기를 접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이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특히 동물과의 비교는 에로티즘의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아.. 그렇구나...

     

    인상적인 시는 박찬일의 「팔당대교 이야기」라는 시이다. 시인이 차를 몰고 팔당대교를 지나가다가 표지판을 본다. 거기에는 "승용차가 강물에 추락하면 상수원이 오염됩니다 그러니 서행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씌어져 있다. 그것을 보고 시인은 그 자리로 다시 차를 돌려 난간을 들이받고 강물로 추락한다. 시인은 죽고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모른다. 그리고 표지판은 이렇게 바뀔 것이다. "승용차가 강물에 추락해서 상수원이 오염되었습니다. 서행하시기 바랍니다." 시인은 화가 난 것이다. 승용차가 강물에 추락했을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생명이지, 강물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너 죽는 것보다는 물이 더럽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시에 대한 설명들은 그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는데 철학적 설명 부분은 쉽지 않았다. 아마도 용어에 대한 낯섦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시도는 괜찮았고, 주로 서양철학과 관련된 시들을 뽑았는데 동양철학과 관련된 시들을 뽑아서 책으로 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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