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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2] 광장/구운몽: 흑과 백 사이의 그 무엇을 위하여...행간의 접속/문학 2012. 4. 9. 22:25
광장/구운몽 카테고리 지은이 상세보기
최인훈 전집 중 『광장/구운몽』을 읽었다. 대학 때도 읽었는데, 잘 기억이 안나서 다시 읽었다. 60년대에 이런 생각으로 작품을 썼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런 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평론가와 독자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태백산맥』을 읽고나서부터 좌익과 우익의 이데올로기 문제를 다룬 작품을 읽게 되면 인물들을 『태백산맥』과 서로 비교하고 대입하게 되는 것 같다. 광장에서 이명훈은 신문기자를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만주 쪽을 취재했다는 측면에서 이학송과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 볼 수 있고, 자진 월북했다는 측면에서는 『한강』의 유일민의 아버지 유병국과도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태백산맥의 인물들이 확고하고 변함없는 신념으로 흔들림 없이 당에 이바지한 반면, 이명훈은 좌/우 양쪽 모두 회의하고 제3의 선택을 했다는 측면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북에서 만난 아버지를 만나서 인민의 공화국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장면, 개인적 욕망이 거세된 북조선에 대한 회의, 그리고 욕망만이 득세하고 부정부패로 냄새나는 남한에 대한 회의, 결국 그는 제3국의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 남쪽의 윤애, 그리고 북쪽의 은혜와 나눈 짧은 사랑은 그에게 조금이나마 삶의 위안이 되었지만 그녀들이 떠나거나 죽었기에 그가 지지할 수 있는 버팀목은 없어진 것이다. 두 여인 중 한 여인이라도 그의 곁에 있었으면 그는 결코 제3국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고, 바다에 자신을 던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두 여인과의 로맨스가 적절하게 들어간 것도 소설을 부드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된 것 같다.
그 다음에 있는 『구운몽』은 잘 모르겠다. 서포 김만중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그 모티프를 따와서 제목을 그렇게 지은 것 같은데, 현실과 꿈, 현재와 미래가 혼재하는 상황들이 난해해서 잘 모르겠다. 느낌으로는 현대 문명과 인간을 중시하지 않는 세태에 대한 비판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다시 읽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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