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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3] 관촌수필: 고향과 인물에 대한 애정이 질박하게행간의 접속/문학 2012. 4. 22. 21:55
관촌수필 카테고리 지은이 상세보기
이문구의 연작소설이다. 자신의 고향인 충청도 보령과 대천을 중심으로 본인과 고향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농촌 사회의 변모를 예리하게 포착한 소설이다.크게 보면 셋으로 나뉠 수 있다. 자신의 과거 이야기, 고향 사람들의 과거 이야기, 그리고 고향 사람들의 현재 이야기로 나뉘어진다. 그 가운데에서 중심은 고향 사람들의 과거 이야기이다. 과거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면을 자신은 잘 알고 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회고적으로 얘기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대복이다.
대복이는 사람들로부터 건달이나 손버릇 안 좋은 좀도둑으로 여겨져서 형무소도 갔다 오고, 전쟁 때 이쪽에 부역했다가 저쪽에 부역했다가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서 인정받지 못하는데, 대복이가 자신이 범하려고 마음 먹었던 순심이네 집에 머슴으로 들어간 이후에 대복이는 달라진다. 그리고 영장 받아 입영하는 날 사라졌던 순심이가 잡히는 일이 생긴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순심이가 집안에 숨어 있는 것을 알아챈 대복이가 처음에는 해꼬지하려고 머슴으로 들어갔지만 그 안에서 오히려 순심이를 더 보호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순심이도 그런 대복이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대복이의 순정과 깊은 마음이 굉장히 잘 드러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대학 때 읽었을 때에는 그냥 과거 이야기라고만 생각되어서 잘 기억도 나지 않고, 인물들의 개성도 잘 느껴지지 않았는데, 다시 읽어보니 작가가 인물들에게 애정을 쏟아서 형상화한 것이 느껴지고, 고향의 변화에 대해서 거부할 수 없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심정이 잘 드러나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여전히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질박한 사투리들이다. 충청도의 대략적인 정서는 이해하지만 세세한 감정 표현은 현지인이 아닌 이상 넘을 수 없는 것 같다.
이문구의 다른 작품들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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