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아리랑과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중국 공산당에 입당하여 독립을 위한 연대 투쟁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나오면서 20세기 전반기의 중국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하게 되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소개와 차례, 표지 등이 나의 목적과 어느 정도 일치할 것으로 판단했으나 읽어본 결과 실망이었다. 역사라고 하면 일관된 흐름 속에서 사건의 원인과 결과, 영향 등이 나름 부드럽게 연결되어서 이야기처럼 전개되기를 바랐지만 중고등학교 교과서보다도 그 전개가 단속적이어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내가 얻은 내용이라고는 중국의 현대사는 1911년에 신해혁명이 일어나서 청나라가 무너지고, 중화민국이 성립되었다. 그러나 군벌들이 너무 많아서 중국을 전부 다 통치하지는 못했다. 국민당 정부에도 좌파가 있었다. 1920년대 공산당이 창당하고 여러 반란으로 정권을 잡으려 했지만 실패했고, 도리어 장개석의 반공 정책으로 대장정을 하며 쫓기게 된다. 1930년대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으로 국공합작이 이루어지고, 일본이 패망한 후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에서 공산당이 승리하여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졌다. 이정도 내용은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일련의 사건들의 과정과 인과관계들인데, 그런 것들이 부족했다.
또한 번역도 어색해서 생각이 끊기는 경우도 많았다. 책의 앞부분에 입문서라는 얘기를 해놓아서 어느 정도 감안을 하긴 했지만 읽기가 불편했다. 대신 경제적인 수치나 통계로 당시의 상황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은 실증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쪽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 책 대신 북경의 붉은 별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