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함께하는 예술의 전당 토요콘서트를 갔다 왔다. 2월 중에 나들이를 하고 싶다는 아내의 얘기에 처음에는 당일로 어디를 다녀올까를 생각하다가 문화생활을 하자는 제안을 하고 검색을 했더니 이런 콘서트가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미리미리 예매를 하지 않으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힘든 콘서트인데, 1층 앞에서 다섯번째 줄에 딱 두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아마 누군가가 예매를 취소한 자리인 것 같았다. 좋은 공연에, 좋은 자리에 기분이 좋았다.
공연 프로그램은 모짜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K.364와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4번 A장조 Op.90 '이탈리아'였다. 무엇보다도 전 악장을 다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듣는 음악은 맛이 달랐다. 우리가 치는 박수 소리마저 달랐다. 앞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저 뒤에서부터 박수의 파도가 점점 밀려와서 무대까지 다다르는 느낌이었다. 박수마저도 깊이가 있었다. 콘서트홀이 하나의 거대한 공명을 이루는 악기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현장감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모짜르트 음악은 3악장, 멘델스존 음악은 4악장이었는데, 전 악장이 끝나기 전에 악장 사이사이에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박수는 전 악장이 끝나야 치는 것이 클래식 음악의 격식인데말이다. 한편으로는 박수는 감동 받으면 치고 싶을 때 치는 것인데, 무슨 격식에 맞춰서 치냐고 할 지모르지만, 격식에 맞추는 것도 클래식을 즐기는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중간 악장에서 치고 싶은 박수를 아껴두었다가 마지막에 끝날 때 한꺼번에 치면 더 열심히 치게 되고... 끝날 때의 후련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지휘자인 김대진 선생은 작곡과 편곡의 여러 경우의 수를 비교해주는 설명을 덧붙여서 음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결국 예술 창작의 과정도 작가의 선택이 중요한 데 그러려면 여러 경우의 수를 상상하는 작가의 창의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매달 셋째 주마다 이 콘서트가 개최된다는데, 3월부터는 출근을 해야 해서 갈 수 없을 것 같다. 이 콘서트 아니더라도 좋은 콘서트를 찾아다니며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