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에서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를 봤다.
카페에서 벌어지는 두 커플의 이야기이다. 첫번째 커플은 자신감 없는 남자에게 사랑으로 용기를 북돋아주는 얘기이고, 두번째 커플은 과거의 사랑을 다시 찾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진행을 하는 커플이 하나 더 있는데, 들은 나중에 헤어진 남매였단다.
첫 번째 커플의 남자는 무명가수이다. 그래서 여자에게 고백을 못한다. 그러나 여자는 그 마음까지 다 이해하고 사랑으로 용기를 준다. 결국 앨범을 내고, 나름대로 성공하는 가수가 된다. 별다른 얘기거리는 없다.
두 번째 커플의 남자는 탈옥수이다. 과거의 여자에 대한 생각으로 탈옥해서 이 카페로 왔다. 사랑하던 여자가 이 카페에서 일을 했었기 때문이다. 마침 그 여자는 이 카페에 손님으로 왔다. 둘은 서로를 알아봤고, 재회하게 된다. 특이한 점은 이들의 이야기가 나름대로 비중이 있는데, 이 커플의 여자를 전통적인 미인으로 설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약간 천하면서도 허영기 있고, 몸매도 별로이고, 얼굴도 그저 그런 인물에게 극의 큰 비중을 맡겼다는 점이 독특했다. 마치 슈렉의 마지막 반전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시도는 신선했다.
그런데, 두 커플의 이야기가 교차해서 나오다 보니까 좀 산만한 느낌이 들었고,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었다. 구성이 좀 더 깔끔하면서 군더더기를 좀 없앴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세 번째 커플은 두 커플의 이야기를 연결하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이다. 극의 구성은 매끄럽지 않아도 배우들의 연기는 매끄러웠다.
오랜만의 신촌 나들이에, 뮤지컬 관람에 괜찮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