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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51] 교사와 학생 사이: 학생 이해의 첫 걸음
    행간의 접속/교육/청소년 2009. 6. 21. 12:47
    교사와 학생 사이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하임 기너트 (양철북, 2003년)
    상세보기

    교사의 말 한 마디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생각한다면 교사는 학생들을 대할 때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교실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항상 잊지 않고 지낼 수는 없다. 결국 의도하지 않은 말과 행동 때문에 학생은 상처받고 좌절하게 된다. 이런 현실의 문제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최선을 다하는 교사의 모습을 말하는 부분이 있다.
    최선을 추구하는 교사들은 상식적인 방법에 의지한다. 그들은 우월함을 과시하는 행동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설교나 훈계를 하지 않는다. 죄책감을 안겨주지 않으며, 약속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사소한 실수를 가지고 꼬치꼬치 그 이유를 파고 들지 않으며, 교실에서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 이유를 미주알고주알 캐묻지 않는다. 아이들의 과거 이야기나 먼 미래를 들먹이지 않는다. 현재만 다룬다. 곤란을 겪고 있는 아이의 지금 이 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써놓고 보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니다. 해보면 할 수 있을 것 같고, 학생 입장을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내가 하고 있는 것도 있다. 실수를 꼬치꼬치 캐묻는 것, 과거를 들추는 것들은 나도 잘 하지 않는다.

    현명한 교사는 아이에게 말할 때, 집을 찾아온 손님에게 하듯 한다고 한다. 손님이 우산을 놓고 갔다고 해서 "정신 어디에 두고 다니는 거야?"라고 윽박지르지 않듯이, 학생이 실수를 했다고 해서 화를 내지 않는다. 사려 깊은 주인은 손님에게 어떻게 하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일단 자기 의도를 전달한 다음에 손님들이 그것을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 학생들에게 교사도 마찬가지로 자기 의도를 전달하고 학생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믿지만 그 믿음은 번번히 깨진다. 그래서 힘들다. 손님이 웬만해야 할텐데, 그렇지 않은 손님이 있으니 골치다.

    동기 유발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동기를 유발한다기보다는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 맞는 것 같다.
    1. 우리 반에서는 실수를 해도 좋다.
    2. 실수는 두렵지 않다.
    3. 실수도 배움이다.
    4.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옹호하지 말자. 실수를 강조하지도, 변명도 하지 말자.
    5. 실수는 고쳐야 한다.
    6. 실수가 아니라, 실수를 극복한 것을 평가하자.
    7. 실수를 머릿속에 담아두지 말자.
    이 중에서 6번 실수를 평가하지 말고, 실수를 극복한 것을 평가하자는 말이 인상적이다. 시험 볼 때 실수로 틀렸다. 그것도 실력이라면서 그대로 점수화한다. 그러니 실수를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여긴다.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이니 실수를 봐주면 누군가는 불이익을 본다고 생각하니 이것도 쉽지 않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에필로그에 있는 교장이 교사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교사 여러분!
    나는 강제 수용소의 감독입니다.
    그 누구의 눈에도 띄어서는 안 될 것들이 내 눈에 보였습니다.
    교육받은 엔지니어가 세운 가스실,
    교양 있는 의사에게 독살된 아이들,
    훈련받은 간호원에게 살해당한 유아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친 사람들의 총에 맞고 불에 타 죽은 여인들과 아기들.
    그래서 나는 교육을 의심합니다.

    부탁합니다.
    당신의 학생들이 인간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당신의 노력으로 박식한 괴물이, 숙련된 정신병자가, 교양있는 아이히만이태어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읽기와 쓰기, 수학은 우리 아이들을 좀더 인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한에서만 중요한 것입니다.
    이건 양심선언이다. 아이들을 정말 인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충정이다. 교사가 가르친 지식들이 인간을 위하는데 쓰이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학생에 대한 이해를 하려면 먼저 교사답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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