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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6] 너, 행복하니?: 사고의 자유와 몸의 여백, 그리고 지금 누리는 행복행간의 접속/교육/청소년 2009. 3. 22. 12:14

너 행복하니 카테고리 지은이 상세보기
보통 아이들의 특별한 성장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어딘가 모순되지 않은가? 보통 아이들이 보통으로 성장하거나 특별한 아이들이 특별하게 성장하지 않고, 보통 아이들이 특별하게 성장했다니? 그럼 이 아이들은 보통으로 태어나서 특별하게 성장했다는 이야기인데, 특별하게 성장했으므로 결국 이 아들은 특별한 아이들이다. 내 말이 정말 맞을까? 내 말이 정말 맞은지는 나중에 다시 생각하기로 하고,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는지 보자.여기 나오는 애들은 많은 학생들이 가는 길을 가지 않았다. 많은 학생들이 가는 길이란 학교 잘 다니고, 공부 열심히 하고, 대학 가서, 취업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사회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는 것들은 하지 않고 다른 짓거리를 해댔다.
정치를 하는 아이도 있고, 사업을 하는 아이도 있고, 예술을 하는 아이도 있고, 시민운동을 하는 아이도 있고, 여행을 하는 아이도 있고, 학교를 운영하는 아이도 있고, 글을 쓰는 아이도 있고, 어느 하나가 아니라 다 방면에 관심을 갖고 모든 것을 하려고 일을 벌이는 아이도 있다. 학교는 어떻게 하냐고? 학교를 가면서 하는 애들도 있고, 그만두고 하는 애들도 있다. 부모는 안 말리냐고? 그래서 집을 나온 애들도 있고, 부모와 협상해서 부모와 적절한 타협을 하는 애들도 있고, 부모를 포기시키는 애들도 있고, 부모가 이해해주는 애들도 있다. 그 많은 경우를 어떻게 한 마디로 말하나?
책을 읽으면서 너무 공감이 되서 소름이 돋았던 몇 부분이 있었다. 평소에는 그냥 인상적인 부분이라고 인용했었을텐데, 이 책을 읽을 때는 인상이 아니라 소름이었다. 정말 피부로 다가왔다.
한국 사회는 지금 나름대로 성취했다고 하는 어른들이 자신이 정말 하고팠던 것을 일찍이 포기했다는 사실에 뒤늦게 허탈해 하며 방황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끝내고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성취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그 성취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자신도 그 길로 가서 행복하지 않았으면서 아이들에게 반드시 그 길로 가라고 강요하는 것은 이 무슨 만행인가? 나도 그런 어리석은 어른, 어리석은 교사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여진이는 '세상의 최고가 아니라 내가 잘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자 자기 식대로 잘사는 것'이 좋은 사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아울러 잘산다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뭘 하나 붙잡고 있으면 불안하지는 않지만, 그럼 변화가 없으니까 흐름을 만들어가기로 했다'며 이렇게 자신의 선택이 늘 열려 있을 때 잘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잘사는 방법에 대해서 이렇게 똑부러지게 대답할 수 있다니... 그것도 확정적으로 얙디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사고와 태도로 말이다. 잘사는 것은 그저 행복하게 사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차라리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가보자. 이 아이들은 특별한가? 아무나 이렇게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살려면 정말 능력이 필요하고, 용기가 필요하니까... 거기다가 이를 용인할 수 있는 환경까지.... 그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학교에서 전교 1등하고 명문대학에 들어가고, 장래에 유수의 대기업에 스카웃 되거나 판검사, 의사가 되는 아이들은 평범한가? 그 아이들도 평범하지 않다. 모두가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되라고 바늘구멍으로 꾸겨넣고 있다. 이렇게 특별한 것은 같지만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자신이 하고 싶은일을 하면서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과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자신을 잃어 가는 길. 어느 길을 권할 것인가?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아이들에게말이다.
이렇게 말하니까 평범한 아이들은 이쪽 특별한 길도 어려운 것 같고, 저쪽 특별한 길도 어려운 것 같아서 평범한 아이들은 아무데도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들은 모두 특별하거나 모두 평범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특별함과 평범함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처음부터 특별한 아이는 없다. 이와 관련해서 글쓴이가 에필로그에 몇 마디 해놓았다.
『문화일보』를 통해 주마다 1회씩 연재 기사를 내보낼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독자들의 반문은 하나였다. '이 아이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닙니까?' 나는 그때마다 그렇다고 시인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아이들은 특별했다. 타고나기를 똑똑해서, 있는 집 부모를 잘 만나서, 어떤 분야로든 재능이 뛰어나서 특별하다고 인정한 것이 아니다. 프롤로그에서 말했듯 '지금 여기에서 나는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라서 특별한 것이다.
미래에 맛보게 될 명문 대학 진학의 영광을 위해, 안정적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직장을 위해, 가문과 배경에서 남다른 배우자의 선택을 위해, '지금 이곳에서 향유하고 있는 행복'을 저버리거나 포기하지 않은 아이들이라서 특별하다. 그와 같은 사고의 자유와 몸의 여백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역으로 그렇게 삶의 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었던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특별해졌다.
생각의 자유와 몸의 여백, 그리고 지금 누리는 행복... 이거 진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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