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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8] 문화, 세상을 콜라주하다: 너무 넓은 문화의 바다
    행간의 접속/문화/예술/스포츠 2009. 1. 31. 07:00
    문화 세상을 콜라주하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김시천 (웅진지식하우스, 2008년)
    상세보기
    웅진지식하우의 하이브리드 지식 4번째 책으로서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화와 관련된 여러 질문들에 대한 정답을 말하기보다는 가능한 여러 개의 대답을 제시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죽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글에서 죽음에 대한 의학적 정의를 얘기한다. 우리가 죽음을 생각하면 숨을 쉬냐 안 쉬냐를 따지는데, 숨을 안 쉬면 곧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그렇게 정의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숨을 안 쉬어도 인공심장이나 인공 폐 등의 보조기구를 이용하여 삶을 연장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숨을 안 쉰다고 죽음에 이른다고 할 수는 없게 되었다. 그리고 뇌 기능 정지를 죽음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뇌 기능은 정지되었을 때 죽음에 이르고, 이용할 수 있는 보조기구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뇌사는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음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숨을 분명히 쉬고 있고, 피도 돌고 있는데, 죽음으로 간주하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죽음 그 자체는 무엇일까?

    스포츠와 대중매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대중매체가 스포츠의 단일한 의미를 확산시키고 스포츠 이데올로기를 일반화하는 데 기여를 했다고 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스포츠를 하며 또는 관람하며 경험했던 느낌들을 명확한 언어의 형태로 정리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각 개인의 독특한 삶의 경험에 근거를 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은 사라지고 대중매체가 부여한 단일 의미가 지배권을 획득한다. 또한 현대사회의 구성원들이 지니고 있는 모호한 욕망에 명확한 언어를 부여해줌으로써 결과적으로 대중이 그 언어에 따라 스스로의 행위를 조직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결국 개인의 욕망이 지닌 다양성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중매체가 부여한 단일한 욕망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대중매체는 스포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전반에 침투하여 우리의 욕망을 단일한 언어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욕망을 상업화할 수 있게 만든다. 우리는 어떤 감정을 느끼면서 지금 이 감정이 사람들이 말하는 바로 그 감정일까 생각하게 되는데, 대중매체는 모호한 우리의 욕망에 정답이라고 말함으로써 다양한 감정을 획일화한다. 대표적인 예가 맛에 대한 표현 중 "담백하다"는 표현이다. 요리의 맛에 대해 얘기하는 화면에서 사람들은 "담백하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매운탕이나 떡볶이도 "담백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실 "담백하다"는 "아무 맛이 없고 싱겁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중매체가 퍼뜨리는 말을 자신도 써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여 자신의 감각을 잃고, 획일화된 감각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대중문화의 주인에 대해서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분석을 얘기한다.
    대중문화는 겉보기에는 자유를 갖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사회라는 경제적, 사회적 장치의 산물에 불과하고, 이러한 환경하에서 대중문화의 수용 주체인 대중은 진정한 개인이 아니라 한 번도 진정한 개별화에 도달한 적이 없는 사이비 개인에 불과하다. 대중문화를 즐기는 대중의 취향은 광범위한 고객의 입맛에 맞추려다 보니 평균적 입맛에 맞춘 뷔페식 음식처럼, 누구의 취향도 아닌 평균적 취향이 돼버리고, 노동자의 여가 시간을 환상 속에서 통제해 문제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해 다음 날 직장에 나와 무의미한 노동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대중문화의 주인은 주도권 사이에 존재한다는 경해도 있다. 문화를 한편으로는 사회적 지배적 가치가 전달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에 대한 저항이 일어나는 관계의 장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밖에도 사이버 공간, 외모 지상주의, 사랑과 우정, 지식인의 현실 참여, 인권과 인종차별, 한국인과 세계시민, 학벌 사회 등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관심을 가질수록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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