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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꾼 이유
7월에 정비소에 갔더니 엔진이 엔진 오일을 너무 많이 먹는다고, 엔진 상태가 굉장히 나쁘다고, 엔진 오일을 가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이 차를 계속 유지할 지 그만 탈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한다.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엔진을 통째로 바꾸는 것인데, 중고로 엔진을 구해야 하고, 비용도 몇 백은 든다고 한다. 나름 관리한다고 했는데, 13년 동안 10만 조금 넘게 탔을 뿐인데, 더 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차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그냥 서버릴 지는 알 수 없다는 말에 차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2. 내가 필요한 조건들
그동안 생각한 조건 1은 SUV여야 한다. 이유는 아이들도 크고 하는데, 조금 큰 차를 타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고..... 한 번쯤은 SUV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번에 SUV를 안 타면 다음에는 SUV를 타기 어려운 나이가 될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밖에 짜잘한 조건들이 있었는데, 뒷 좌석 온열 시트라든지, 에어컨 끄면 송풍 기능 되는 것, 핸즈 프리 되는 것, 스키를 넣을 수 있는 트렁크, 하이패스와 블랙박스 등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웬만한 트림에는 다 있는 것이니 확인만 하면 되었다. 가격도 비싸지 않으면 좋겠고....
3. 후보에 오른 차들
그렇게 해서 1순위로 오른 차는 르노 코리아의 QM6 였다. 지금 타고 있는 뉴SM3와 비슷하고, 가격도 2천만원대부터 시작해서 비싸지 않고, 가솔린 뿐만 아니라 LPG도 있어서 연료비도 아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내는 대시보드가 요새 나오는 스타일처럼 일직선으로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고, 뭔가 구식 느낌이 든다고 반대했다. 이 차를 앞으로 10년은 더 탈텐데, 구식 느낌이 드는 것은 싫다고 한다. 그래서 뒤로 밀렸다.
그 다음으로 후보에 오른 차는 르노 코리아에서 새로 나온 그랑 콜레오스다. QM6보다 조금 크지만 가격만 괜찮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가격이 공개되고 보니까 우리가 생각한 가격이 아니었다. 르노 코리아 차가 그래도 조금 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나온 가격은 현대차나 기아차 만큼 비쌌다. 그럼 굳이.....
그 다음으로 후보에 오른 차는 KGM의 토레스였다. 토레스가 사실 이전부터 생각한 1순위였는데, 아내가 너무 탱크 같다고 해서 후순위로 밀린 상태였다. 그리고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문제가 있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와서 후순위로 밀리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점을 보완했다고 하니 아내도 한 번 보자고 해서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새롭게 치고 올라온 차가 KGM에서 새로 나온 액티언이었다. 그랑 콜레오스처럼 비싸지 않고, QM6 처럼 대쉬보드가 구닥다리가 아니고 새롭게 개선되었고, 토레스처럼 탱크 같지 않으니 위의 후보들의 단점들을 모두 커버하면서 갖출 수 있는 기능들은 다 갖춘 차였다.
4. KGM 매장에 방문하다.
8월 초에 여행을 갔다 와서 8월 18일 일요일에 차를 보러 갔다. 애들은 도서관에 간다고 갔고, 아내와 둘이 갔다. 1순위로 떠오른 액티언을 보러 KGM 대리점을 방문했다. 신차를 보니 깔끔했고, 탐이 났다. 실내에서 보니 차가 굉장히 커보였다. 모든 것이 다 괜찮고 특별히 나무랄 데가 없었다. 옆에 있는 토레스와 비교해 봐도 훨씬 괜찮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리점 영업 사원이 영업을 너무 못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차에 대해서 나보다도 몰랐고, 무조건 다 된다는 투로 얘기했으니 뭔가 믿음이 안 갔다. 결정하기에 뭔가 부족했다.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나와서 아내와 얘기했다. 아내는 너무 크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사실 아내가 출퇴근할 때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아내가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하는데, 부담된다고 하니 보류시켰다. 그렇다면 대안은 르노 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와 QM6를 보러 가기로 했다.
5. 르노 코리아 매장에 방문하다.
바로 버스를 타고 르노 코리아 매장에 방문했다. 매장에는 그랑 콜레오스와 QM6가 있었다. 그랑 콜레오스를 보니 너무 크게 느껴졌다. 액티언보다도 더 큰 것 같았다. 그래서 탈락. 그렇다면 QM6만 남았다. 그랑 콜레오스와 비교해 보니 큰 느낌이 들지 않았고, 대시보드도 약간 구닥다리가 될 것 같은 느낌이지만 9.2인치 액정 화면이 있어서 그렇게 촌스럽지도 않았다. 아내는 우리 차에 네비가 매립되어 있는 것이 개구리 눈처럼 튀어나온 모양이라서 신경이 쓰였는데, 이정도면 봐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사양이나 조건들도 괜찮았다.
영업 사원이 영업도 잘 했다. 설명도 친절하게 잘 해주고, 무엇이든지 물어보면 성심껏 대답해 주겠다는 태도로 맞이했다. 특별하게 이 차를 안 사야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6. 갖춘 것들
기본보다는 한 단계 위 트림인 RE를 선택했고, 추가로 트렁크 발로 열리는 것, 안전 사양들, 주행 사양들 몇 가지, 애프터 블로우, 하이패스 등을 넣었다. 네비는 안 넣었다. 순정 네비는 따로 시기마다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데,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든가 영업사원의 도움을 받든가 해야 해서, 핸드폰 네비를 쓰되, 안드로이드 오토로 미러링해서 쓰기로 했다. 그밖에 블랙박스, 후방 카메라, PPF 시공, 썬팅, 유리막 시공 등을 서비스로 받았다.
7. 대금 결제
자, 이제 차값을 내야 하는데, 총액은 대략 3200만원 정도였다. QM6 25만대 판매 기념으로 200만원 할인이 들어갔고, 재구마 할인 20만원이 들어가서 나온 금액이었다. 200만원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르노 코리아의 오토 캐피탈을 써야 했다. 그래서 최소 금액인 500만원만 캐피탈로 빌리고, 800만원은 다른 공제회에서 조금 저렴한 이율로 대출을 받았다. 그리고 나머지 1900만원은 모아둔 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대리점 방문한 날에는 계약금 10만원만 보냈다.
오토 캐피탈의 돈을 빌릴 때에는 딜러가 내 정보를 캐피탈에 넘기면 캐피탈의 상담사와 통화를 하면서 유선으로 계약을 하게 된다. 우리는 200만원 할인을 받기 위해 오토 캐피탈을 쓴 것이기 때문에 바로 상환하는 것이 가능한지, 중도 상환 수수료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체크할 필요가 있었다. 상담을 통해서 언제든지 상환하는 것이 가능하고, 중도 상환 수수료는 2%라고 확인했다. 500만원 빌리고 중도 상환 수수료 2%니까 10만원이 된다. 200만원 할인을 위해서 10만원을 더 쓰는 것은 괜찮은 선택이다.
그리고 화요일에 등록비와 기타 잡비가 대략 230만원 정도 나와서 이체를 했다. 이제 모아둔 돈 1700만원과 공제회에서 빌린 800만원을 일시불로 내야 한다. 그런데, 이걸 그냥 계좌 이체를 하면 오토 캐시백을 받을 수 없다. 이걸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에서 일부 금액을 돌려준다. 대략 1.2% 정도.... 미리 카드사에 오토 캐시백을 하겠다고 신청하고 가상 계좌나 가상 번호를 받아서 그 번호를 자동차 회사에 알려주면 빼가는 방식이다. 또 그런데, 카드사에 신청을 할 때 카드사의 자동차 금융부서에 신청하는 방법도 있지만 자동차 금융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이용하면 그 플랫폼에서도 캐시백을 해준다. 거기서도 대략 1.1% 내외.... 그래서 나는 카카오페이를 통해서 삼성카드사의 오토캐시백을 신청했다. 그랬더니 두 회사 합쳐서 2.3%를 돌려준다. 2500만원 정도의 2.3%니까 57만원 정도를 돌려준다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그 달말에 내 결제 계좌로 바로 입금을 해주고, 카카오페이에서는 다음 다음 달 말에 카카오페이로 돌려준다. 현금은 아니지만 그래도 쓸 데가 많으니까 받는 것이 좋다.
대금 결제를 준비하면서 세상 참 많이 바뀌었고, 따라 가려면 여기 저기 정보들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차 살 때 잘 기억해야지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다음에는 대략 10년도 넘은 후에 차를 살텐데 그 때는 더 발달된 금융 기법이 등장할 것이고, 나는 나이를 더 많이 들텐데 그런 것들을 따라갈 수 있을지 염려스럽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돈을 지불했다.
8. 보험 이전과 기존 차 매각
신차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는데, 기존 차의 보험을 이전하는 방식과 새롭게 가입하고 기존 차의 보험을 해지하는 방식이 있다. 둘 다 큰 차이는 없지만 기존 차의 보험을 이전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랬더니 3~4만원 정도 보험금이 들었고, 만기는 동일했다. 보험 들 때 차량 번호를 넣거나 없으면 차대번호를 넣으라고 한다. 차량 번호는 등록이 된 후에 나오기 때문에 차대번호를 딜러에게 받아서 넣었고, 나중에 등록한 후에 보험사 사이트에 들어가서 수정했다. 그리고 보험증권을 딜러에게 보내면 딜러가 등록을 대행해 준다.
한편 기존 차의 보험이 신차로 이전 되면서 기존 차는 무보험 상태가 되는데, 정식으로 판매를 해서 넘기기 전까지 내가 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책임보험만 가입해야 했다. 책임 보험이라는 상품이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필수로 들어야 하는 것만 들고, 나머지는 다 안 들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존에 타고 있던 차는 중고로 팔아야 한다. 내가 직접 팔든가 중고차 업자에게 넘기든가 해야 한다. 대부분 편하게 하기 위해 중고차 업자에게 바로 넘긴다. 중고차 업자는 딜러를 통해 소개받는다. 중고차 업자는 실물을 보고 가격을 제시한다. 목요일에 와서 봤고, 100만원을 제시했다. 10년도 더 된 차를 100만원이라도 쳐 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차를 실제로 넘기는 것은 새 차를 인수할 때 딜러한테 넘기면 딜러가 업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자동차를 넘기기 위해서는 서류가 필요하다. 자동차 등록증과 자동차 매도용 인감 증명서. 자동차 매도용 인감 증명서에는 매수자의 인적사항(이름, 주소, 주민번호)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중고차 업자한테 이것을 받아놓아야 한다. 근처의 주민센터에서 인감 증명서를 발급받아서 서류를 준비했다.
9. 신차 받기
그리고 8월 26일 월요일에 대리점으로 가서 신차를 받았다. 각종 서류에 싸인을 하고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등록비를 정산해서 8만원 정도를 돌려받았다. 신차를 사면 공채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거를 실제로 사면 몇 백이 들 수 있으니까 일정 비율로 할인을 해서 되판다. 내가 되판다고 말은 하지만 엎어치고 메치면 내가 돈을 조금 더 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고 그 공채 할인률은 매 번 달라지기 때문에 신차를 등록하는 시점의 정확한 할인율로 다시 계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돈을 돌려 받은 것 같다.
기존 차에 대한 등록증과 인감증명서도 넘겼다. 그러면 업자가 받아서 나에게 차값 100만원과 등록증을 보내줘야 한다. 수요일까지 소식이 없길래 연락해 봤더니 그제서야 입금해주고, 등록증도 보내준다. 그 차를 업자가 받고 등록을 안 하면 무등록 차량이 되거나 여전히 내 명의로 되어 대포차로 쓰일 경우 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명의자에게 등록한 등록증을 확인해야 한다.
10. 마무리
예전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잘 되지 않았을 때에는 신차 계약 후 오래 기다렸다가 나왔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정도는 아닌 것 같다. 현대, 기아차는 수요가 많아서 기다리지만 르노 차는 그러지 않는다. 싸게 빨리 받을 수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다. 이렇게 빨리 일주일 만에 해치우듯이 차를 받고나니 좀 얼떨떨하기도 하다. 그래도 잘 타면 되니까. 이번 차는 엔진 관리도 잘 하면서 더 오래 잘 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