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로 『웰컴 투 동막골』을 봤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아름다운 상상이 만나서 평화를 선사해주는 영화였다. 동막골 부락민들의 순수함과 깨끗함, 그리고 그것을 지켜주려는 외부인들의 마음이 관객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온 영화였다.
영화가 깔끔하다고 느낌이 들었는데,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일관되게 군더더기 없이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막골의 순수함. 평화. 그런 것을 누리고자 하는 바람이 잘 표현되어 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연기자들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애들처럼 놀듯이 연기를 하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에 미군과 국군이 적으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것은 영화의 일부일 뿐이고, 반미 친북으로 본다면 정말 영화를 오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주는 분위기는 뭔가 맞지 않으면서도 맞는 것이 상투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단순히 오케스트라를 이용한 현악기가 주는 서정성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환상적이고, 동화적이면서, 때로는 만화적인 그 미묘한 영상을 음악이 잘 받쳐주었기 때문에 영화가 다른 서정적인 영화들과 차별화된 작품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