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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1] 다섯개의 시선: 세련된 계몽을 위하여
    느낌의 복원/영화 2006. 2. 4. 18:33
    다섯개의 시선
    감독 박경희, 류승완, 정지우, 장진 (2005 / 한국)
    출연 정은혜, 서주희, 김수현, 안길강
    상세보기

    단편영화는 잘 모르지만 문득문득 마주치는 단편영화들에서 묘한 매력을 느끼면서 기회가 되면 마음 먹고 단편영화를 섭렵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늘 갖고 있다. 그러나 기회가 되지 않아서 그러지 못한다고 하면 핑계겠지. 오랜만에 누구를 만나기로 했고, 그냥 만나면 뭐하니까 영화나 보자고 했고, 이것저것 고르다보니 보게 되었다. 전에 『여섯개의 시선』도 봤었는데, 비슷한 맥락이었다. 인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에 대한 영화...

    다섯개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 - 박경희 감독
    「남자니까 아시잖아요?」 - 류승완 감독
    「배낭을 멘 소년」 - 정지우 감독
    「고마운 사람」 - 장 진 감독
    「종로, 겨울」 - 김동원 감독

    각각의 작품을 내가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인상적인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남자니까 아시잖아요?」이다. 인상적인 점은 두가지이다. 내용적인 것과 형식적인 것. 내용적인 면에서 남자들의 마초적이고, 편견에 가득한 습성을 풍자적으로 비꼬는 것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나도 남자지만 그렇게 남자다운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남자답다는 것에 대해서 약간 거부감을 갖고 있었고, 그런 입장에서 보니까 더 재미있었다. 특히 마지막 남자같은 외모의 여자들을 보고 행하는 주인공 남자의 웃기는 넋두리는 풍자의 정점에서 관객의 기대치를 확실하게 터뜨려주는 통쾌함을 주면서 반전의 역할을 한다.

    형식적인 면은 이 영화가 단 두개의 컷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우들의 동선과 카메라의 동선, 대사의 타이밍과 연기 호흡, 그리고 섬세한 조명과 음향 등이 치밀하게 계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잘 맞아서 관객들은 현장에 있는 것처럼 내가 술집에서 주인공의 친구인 양, 혹은 옆자리의 손님인 것과 같은 느낌을 갖고 극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계몽과 예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이 영화들은 목적이 있는 영화들이다. 투박하게 말하면 계몽적인 성격도 있다. 계몽을 목적으로 한 영화들이, 더 넓게는 예술들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계몽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야 설득력을 갖는다. 세련되게 계몽해야 한다. 그게 바로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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