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정모 후기를 하나로 쓰려고 했는데, 글이 길어져서 둘로 나누었다.
이틀째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경품 추첨했다. 나는 가위바위보로 아답터 밸브를 얻었다. 던롭 밸브를 프레스타 펌프에 연결하는 밸브인데, 아버지 자전거가 던럽, 내 펌프가 프레스타라서 딱 필요한 아답터였다. 이거라도 건졌으니 수확이 있는 셈이다.
아침 식사를 하는데, 당근님이 강릉으로 가서 점프하자고 제안하신다. 나는 점프는 싫은데, 강릉 가는 대관령을 넘고 싶어서 갈등했다. 결국 안 가본 길을 가보는 것이 나을 듯 싶어서 함께 가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11시에 출발했다.
42번 국도로 계속 가니 문재가 나왔다. 어제 넘었던 전재에 비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귀여운 고개라고나 할까? 그러나 내리막은 길었다. 만약에 우리가 내려온 방림 방면에서 올라갔으면 귀엽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여우재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조그만 언덕이라고 생각했는데, 내려가는 길은 길었다기 보다는 깊었다. 아주 신나는 다운힐이었다. 차들도 별로 없고, 양쪽으로 산들이 우리 가는 길을 호위하는 느낌이었다.
아래 사진은 문재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고, 그 아래 사진은 여우재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다.
방림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31번 국도로 갈아타고 장평 방향으로 갔다. 길도 한가했고, 주변의 산들이 좋았다. 평창강 주변은지난번의 수재로 복구 공사를 하고 있었다. 대화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장평을 지나 6번 국도로 갈아탔다. 이제 고속도로와 함께 달린다.
아래 사진은 재산재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날씨가 요상하다. 대화를 지날 때부터 비가 뿌리다가 말다가 하고,하늘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고, 언덕을 넘을 때는 비가 왔지만 산 아래쪽은 말라있었다. 음... 이거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거기다 우리의 라이딩 속도는 대관령을 넘어 강릉까지 가기에는 지지부진했다. 속사를 지나 진부로 가는 지점에서 결단이 필요했다.
결국 나와 순초보님은 먼저 앞서가서 강릉까지 가기로 했고, 다른 분들은 진부에서 서울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열나게 밟았는데, 속사에서 진부로 넘어가는 고개를 넘고 내려오면서부터 비가 쏟아진다. 날은 흐려서 어둡고, 비는 오고, 내리막인데, 결정적으로 비를 맞아서 브레이크가 밀리기 시작한다. 강릉까지 대관령을 넘는다 하더라도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레이크 없이 대관령을 넘을 수는 없다. 대관령이 아니더라도 자전거 주행 자체를 할 수는 없다. 진부에서 점프하기로 했다.
중간에 스팟이 뒤쫓아와서 투혼님의 안전띠를 전해주었다. 안전하게 다니라는 의미였다. 고마웠다. 역시 자여사!
그렇게 여러 가지 요인으로 대관령을 넘지 못하고 서울에 들어왔다. 그래도 못 가본 길들을 밟아봤고, 여러 고개들을 재미나게 넘었다. 다음에는 꼭 대관령을 더 재미있게 넘어야겠다.
총 주행거리: 22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