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여사에서 가을 정모를 개최했다. 개최 장소는 강원도 횡성. 올해 영월에서 안흥 지나 원주까지 왔던 그 길과 약간 겹치는 코스이다. 대체로 내가 가지 않던 코스라서 갔다. 또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무엇보다도 함께 타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었다. 경품을 또 타면 좋고....
1. 야탑역 풍경
야탑역에 7시 40분에 도착했다. 집에서 대략 30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집결지가 가까워서 좋았다. 도착했더니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아는 사람들은 서로 인사하고, 모르는 사람들은 약간 주변에서 분위기 살피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지금은 주변에 있지만 출발하고 같이 라이딩하고 밥 먹고 자면 어느새 자여사의 회원으로 물들어 있을 것이다.
조별로 이동하는데 얼떨결에 3조 조장이 되었고, 조원들도 21명이나 모였다.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 이런 그냥 남들 사이게 끼어서 편하게 타고 가려고 했는데, 이거 책임이 막중하게 되었다. 다행히 어제 저녁에 코스에 대한 검색을 해서 길 찾는 것은 걱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여주 출신의 상민님이 같이 선두에 설테니 여주 부근만 잘 지나면 코스는 문제 없다. 또 부산팀이 무전기까지 준비해와서 후미까지 봐주신다니 마음이 덜 무겁다. 거기다 바보람보도 듬직하게 자동차들 막아주니 좋다.
아래 사진은 야탑역 모여있는 풍경이다.(나라뿡님 사진입니다.)
2. 출발에서 광주까지
2조가 준비가 덜 되서 우리가 먼저 출발했다. 3번 국도를 통해 광주를 지나 이천으로 향했다. 출발하고 광주로 향할 때 즈음에서 주행에 대한 점검을 해서 주행의 원칙을 정했다.
1. 오르막 끝에서 정지하여 후미 챙기기
2. 내리막 끝에서 정지하여 후미 챙기기
3. 너무 빨리 가지 않기
주행의 원칙, 결론은 후미 챙겨서 다 함께 끝까지 가자였다.
광주를 지날 때까지는 차량 통행량이 많아서 한 줄로 갔지만 곤지암을 지나면서부터는 중부고속도로로 빠지는 차량이 많아서 2줄로 차로 하나를 차지하고 주행했다.다들 잘 따라온다. 우연히 모인 조원들의 구성이 좋다. 누구 하나 크게 뒤쳐지지 않고, 일정 수준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차로 하나를 잡고 2줄로 가는 모습이다.(대자연님 사진입니다.)
3. 광주에서 여주까지
아침을 안 먹은 사람들이 많아서 11시 30분 정도에 이천에서 해장국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12시 30분에 여주로 출발. 이천에서 42번 국도로 갈아타고 갔다. 이제 이 길을 따라서 그냥 쭉 가기만 하면 된다.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을 잘 피해서... 국도변에 벼들이 황금 들판을 이루고 있었다. 여기가 여주쌀, 이천쌀이 나오는 곳이란다.
중간중간에 다른 조들도 만났다. 만나면 묘하게 경쟁심이 생긴다. 1등을 하려는 것보다는 꼴찌를 하지 않으려는 조바심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여주 지나면서부터 원주 갈 때까지 다른 조원들을 만나지 못했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여주에서 헤맨 조들이 있었다고 한다.
4. 여주에서 원주까지
여주에서 신륵사를 지나 삿갓봉을 올랐다. 이제 고개다운 고개를 만나서 땀 좀 흘릴 수 있었다. 다들 열심히 올랐다. 특히 트레일러를 끌고 오신 중화요리님과 청바지에 철티비를 타고 오신 냉동실님은 대단했다. 그 분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드린다.
삿갓봉을 넘어오면 문막으로 넘어가는 또 하나의 고개가 있는데, 이 길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은 길이었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하나 없는 자전거 전용 국도라고나 할까? 업힐도 10분 안쪽이고 내리막도 신난다. 내리막이 끝나면 42번 자동차 전용도로와 나란히 문막으로 뻗은 일직선길이 있는데, 막말로 레이싱을 해도 될 정도이다. 차들도 별로 없으니까....
문막을 지나 원주까지 왔고, 배가 고파서 원주역에서 휴식을 취하며 김밥을 먹었다. 여기서 바보람보가 서울로 복귀하고, 대신 파니님과 러브포엠님이 합류하셨다.원주역에서 알수없는님, 리필과 스팟을 만나기도 했다.
5. 원주에서 서초수련원까지
원주부터 목적지까지는 30km 내외 정도가 남았는데, 대부분이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길이라서 평속 10km로 잡고 3시간 정도 갈 계획을 잡았다. 5시 30분 정도에 원주를 출발했고, 새말까지 엠보싱이 연속되었다. 우리는 원칙대로 오르막 끝에서 항상 후미를 기다렸고, 후미는 잘 따라와주었다.
치악산 못미쳐에서 곰돌이쿠님이 허리 통증, 엉덩이 통증, 체력의 저하를 이유로지나가던 콜밴을 타고 점프하셨다.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서 너무 미안했다. 남은 21명은 어두워지는 강원도 고개길을 묵묵히 앞만 보고 주행하였다.
드디어 전재. 이번 코스의 가장 난코스 전재를 만났다. 전재에 정상에는 여러 조원들이 함께 있었고, 먼저 온 사람들은 땀이 식기 때문에 속속 출발했다. 먼저 온우리 조 조원들은 땀이 많이 식었는데도 먼저 가라는데도 가지 않고 21명 전원이 다 올라올 때까지 다 같이 기다리고 결국 다같이 내려왔다. 이 사람들 의리있다. 전재에서 철티비가 결국 문제를 일으켜서 냉동실님은 본부에서 지원한 차에 자전거를 싣고 점프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이 그게 어디인가.... 전재를 내려오는데, 가슴이 춥다. 가을날, 강원도 산길, 밤에, 땀 식은 상태에서 바람 맞으면서 자전거로 내리막을 내려오니 안 추울 수 있겠나.... 눈물이 맺힐 틈도 없이 옆으로 흐른다. 밤길 내리막 정말 두렵다. 다음부터 야간에는 정말 타지 말아야지.
안흥을 지나서 드디어 서초수련원이 보인다. 길가에 있어서 찾기 쉽다. 건물도 멋있네....
6. 서초수련원에서 1박
오자마자 짐 풀고 대충 씻고, 고기 구워먹으면서 인사 나누고....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오늘 지나간 순간순간들이 즐거움 그 자체였다. 아쉬운 점은 선두에 서서 오느라고 사진을 찍지 못했다. 조별 사진이라도 찍었으면 좋았을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