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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49] 관찰의 힘: 관찰의 결과 보고서 같음행간의 접속/인문 2023. 10. 9. 23:07
책이름: 관찰의 힘
지은이: 얀 칩체이스, 사이먼 슈타인하트
옮긴이: 야나 마키에이라
펴낸곳: 위너스북
펴낸때: 2013.06.(전자책)
작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심리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기업들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거의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해당 국가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문화들을 연구하기도 하고,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들을 연구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들을 추출해 보았다.기업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여섯 가지 요소들이 있다고 한다.
1. 진품성: 어떤 제품이 우리의 기대에 부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진품이라고 부른다. 그 '진품성'에 대한 평가가 주관적이고 문화 의존적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피자를 예를 들어 보자. 뉴욕에 사는 사람에게 제대로 된 피자는 얇고 씹히는 맛이 있는 도우에 소스를 가볍게 둘러야 하는 데 비해, 시카고에 사는 사람에게는 두툼한 도우에 소스를 넉넉하게 뿌린 피자가 제대로 된 피자다. 그렇지만 그 두 도시 중 어디라도 식당 주인이 버터를 듬뿍 넣어 만든 패스트리에 케첩과 가공 치즈를 뿌린 피자를 내놓는다면 고객들은 그 식당과 그곳에서 자신들의 개념과 일치하는 '피자'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잃게 된다.
2. 약속이행성: 영국제 목재 착색도료 및 방부제 브랜드인 론실의 약속이행성은 '제품이 약속하는 기능을 그대로 실현해내는' 좋은 표본이다. 우리는 기업이 표방하는 내용과 일치하는 제품을 신뢰하며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은 신뢰하지 않는다.
3. 가치: 가치는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 대비 품질 수준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는 '바가지 쓴 것'같이 느껴지지 않는 제품을 신뢰한다.
4. 안정성: 안정성은 약속이행성과 비슷한 개념으로, 제품이 충분한 일관성을 가지고 기능을 발휘해서 그 제품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반드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뜻이다. 안정성이 있는 제품은 내일도 작동하고 모레도 작동하고 그다음 날에도 작동할 것이다.
5. 안전성: 안전성은 이해하기 쉬운 개념이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사람이나 환경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 여겨지는 제품은 신뢰하지 않는다.
6. 의존 가능성: 의존 가능성은 제품이 고장 나면 생산자나 판매자가 신속하고 정중하게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보장의 명식적, 내포적 의미다. 명시적 의존 가능성에는 품질보증서, 고객센터 무료 전화, 교체 방침, 환불 보장 등이 있다.우리가 명시적인 단어로 외우고 있지는 않지만 기업에 대해서 바라고 있는 바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다.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리고 진품이 아닌 짝퉁의 제품들이 분명한데도 그래서 위의 여섯 가지 신뢰를 갖추지 못했는데도 소비자들이 짝퉁을 구매하는 이유도 분석해 놓았다.
가짜 비아그라와 해적판 윈도우 CD는 신뢰에 관한 중요하고도 헷갈리는 질문을 던진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비아그라를 보았을 때 진품성과 의존 가능성이 최하일 것이 뻔하고 안전성, 안정성, 약속이행성, 가치에 있어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제품을 신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다른 대안이 없을 경우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뢰 한계치를 낮추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제는 일반 성인용품점이 흔해졌지만 2005년만 해도 중국에는 그런 점포가 거의 없었다. 둘째, 비아그라는 생필품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다급해진 소비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약의 효능을 얻고자 한다. 셋째, 운동화부터 휴대전화까지 수많은 가짜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비아그라는 위험 비용과 금전적 비용을 비교했을 때, 소비자들이 위험을 감수할 만한 상쇄 효과가 있다. 즉 모조 비아그라를 사는 사람들은 금전적 능력보다 위험 감수 능력이 더 크다.
결국 필요는 하고, 소비 능력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알면서도 짝퉁을 쓴다는 얘기이다.
마지막 부분에 결론을 내고 있는데, 한마디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 상황, 심리들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생각을 해보면 의미들을 발견하게 되고, 미래에 대해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처음 읽게 된 동기는 관찰이 주는 의미들에 대한 이야기, 관찰의 원리나 요령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읽게 되었는데 관찰의 결과 자신이 알게 된 것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가 바라는 내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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