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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49] 공간의 미래: 사회를 내다보는 눈이 예리하네
    행간의 접속/인문 2021. 8. 26. 14:33

    책이름: 공간의 미래

    곁이름: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지은이: 유현준

    펴낸곳: 을유문화사

    펴낸때: 2021.04.

     

    건축가인 유현준이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생활이 변화하는 양상을 건축과 공간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책이다. 우리의 생활의 변화를 아파트, 종교, 학교, 직장, 도시, 그린벨트, 상업시설, 청년의 집, 국토 발전, 공간의 사회적 가치 등으로 살펴보았다. 

     

    아파트에서는 발코니에 집중한다. 코로나 전에는 발코니를 확장하여 늘어난 사물을 놓는 방향으로 변화했지만 코로나 시대에는 아파트에서 다양한 기능(숙식, 휴식, 업무, 운동, 학습, 취미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적인 외부공간인 발코니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아파트의 5원칙(1가구 1발코니, 소셜 믹스 공원, 기둥식 구조, 복합 구성, 친환경적인 목구조 사용)을 이야기한다.

     

    종교에서는 기존에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모여서 같은 곳을 바라보면 권력이 생기고 공동체 의식이 생겼는데, 이제는 대면적인 종교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변하도록 얘기한다. 즉, 주중에 교회의 공간을 공부방, 공유 오피스, 학생 자습 공간, 온라인 수업 공간 등으로 제공하고 교인들의 자원봉사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새로운 매체의 발달을 충분히 이용하여 학생마다 각기 다른 곳에서 각기 다른 교육과정을 개발해주는 것이 필요하고 교사는 단순 지식 전달자를 넘어 교육 과정 큐레이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셜 믹스 공원도 이야기한다. 재건축할 때 임대 아파트를 억지로 넣는 것보다는 도시의 1층 중요 지점에 공원과 도서관과 벤치를 만들어서 다같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얘기한다.

     

    청년의 집 문제에서는 정부 소유의 임대 주택의 비중이 커지는 것을 비판한다. 정부 소유의 비중 커진다는 것은 정치가의 힘이 커진다는 것이고, 이들이 권력을 휘두르는 지주가 된다. 이들이 하는 정부의 임대 주택에서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저소득층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중산층에게는 집값을 떨어뜨려서 집을 소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려면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셰어하우스도 마찬가지이다.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임대사업자들이 성장해서 브랜드화되고 독점적인 위치에 서게 되면 청년들은 주택을 소유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집을 소유하지 못했으나 소유하고 싶은 사람들의 비중을 점차적으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역시 공급을 늘려서 소유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소수가 집을 많이 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세금 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뒷 부분에서 주제하고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재능 기부에 대한 반대 의견을 얘기한다. 선배들이 재능 기부를 하면 후배들이 재능으로 먹고 살 수가 없다. 선배는 여유가 있어서 재능을 기부해도 큰 타격이 없고, 존경도 받을 수 있지만 후배들은 유명 건축가도 재능 기부를 하면서 봉사하는데, 왜 이렇게 비싸냐는 얘기를 듣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후배들이 떠나고, 학생들도 더 들어오지 않는다. 도덕성 경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 경쟁으로 능력이 발휘하는 것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이고 봉사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 설득력이 있다.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들이 간략하면서도 분명하게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설득력이 있고, 미래를 상상하는 데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사회를 내다보는 이런 눈이 약간 부러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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