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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3] 청혼: 프로포즈를 빙자한 전쟁 보고서행간의 접속/문학 2023. 6. 15. 12:39
책이름: 청혼
지은이: 배명훈
펴낸곳: 중앙북스
펴낸때: 2013.07.
제목이 청혼이라서 남녀간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청혼을 빙자해서 우주 전함의 5차례에 걸친 전쟁을 얘기하는 소설이다. 서술자인 나는 우주 전함의 작전 장교이고, 알 수 없는 적들의 공격을 받았고, 여러 차례 교전을 벌인 이야기를 여자친구에게 하고 있다. 여자친구도 중간에 함대의 면회가 가능한 공간에서 만나기도 하지만 너무 먼 거리에 있고, 내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지구에서 기다린다고 하고 떠난다. 결국 함대에 남아 나머지 전쟁을 치르고 마지막 전쟁을 위해 떠나면서 지구로 돌아가는 함선에 반지와 편지를 보내면서 끝난다.
우주 전함들의 전쟁을 묘사하면서 우주이기 때문에 지구와는 다른 여러 상황들을 상상하여 묘사하는 것이 나름 재미있었다. 중력이 없어서 함대의 위와 아래의 구분이 없다거나 대기가 없어서 폭발을 해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거나 블랙홀이라고 추정되는 파멸의 신전이 있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거나 하는 발상들이 재미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인물들의 욕망이 치열하게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설의 갈등은 욕망이 고조되고 대립되는 것인데 사령관과 감찰군의 갈등이 첨예하지 않고 우주 관련 묘사에 묻혀지는 느낌이라서 전개가 풀어진다고 생각되었다. 우주의 상황은 배경으로서 두고 인물들의 갈등에 더 집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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