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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19] 요즘 것들의 사생활, 결혼생활탐구: 파격에 파격
    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22. 7. 3. 16:18

    책이름: 요즘 것들의 사생활, 결혼 생활 탐구

    곁이름: 요즘 젊은 부부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법

    지은이: 이혜민

    펴낸곳: 900KM

    펴낸때: 2018.08.

     

    천편일률적인 결혼식과 가부장적인 결혼 생활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지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부부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나도 이들과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었는데, 이들은 생활 속에서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1. 해변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부

    남이 차려준 결혼식이 싫어서 이 부부는 한적한 바닷가 해변에 기둥을 올리고, 꽃 장식을 하고, 결혼식을 올렸다. 이를 위해서 공방에 다니면서 장식용 액자를 만들고, 드레스도 직접 만들었다. 결혼식 당일에는 하객들도 함께 꾸미고 함께 식을 올렸다. 처음에는 가족들 몇 명만 모시고 하려고 했는데, 이 얘기를 들은 친구들이 재미있겠다고 더 참여해서 규모는 조금 커졌지만 모두가 만들어가면서, 모두가 즐거웠던 결혼식이었다. 물론 부모님들이 흔쾌히 허락을 하지는 않으셨지만 조금씩 조금씩 밑밥을 깔고, 설득을 하고, 스몰웨딩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식으로 타협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모험이 가득한 결혼식을 끝까지 할 수 있게 만든 생각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신랑은 자신이 어떤 것을 했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인지 알고서 확신이 생기면 주변의 시선이나 생각들은 이겨낼 수 있다고 얘기했고, 신부는 결혼식은 이래도 말이 많고, 저래도 말이 많을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럴 바엔 후회없이 해보자는 생각으로 실행했다고 말했다. 결혼식장이 아닌 곳에서 하는 결혼식 얘기는 들었지만 결혼식장이 아닌 곳을 직접  결혼식장으로 만들어서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2. 동거 하고 결혼한 부부

    이 부부는 자연스럽게 동거를 하게 되었고, 우리 부부라는 공식적인 행사는 없었지만 부부라고 여기고 살고 있었고, 대출을 받기 위해서 혼인신고를 한 경우이다. 그래서 공식적인 부부가 되었어도 동거 때와 달라진 것은 없다. 결혼을 하게 되면 구속력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이혼하면 되는데 무슨 구속력이냐고 되묻는다. 결혼식도 일반적으로 하지 않고 클럽에서 록밴드를 섭외해서 파티처럼 했다. 그냥 결혼이라는 것을 했으니 기념은 해야겠고, 재미있게 알리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파티 같은 자리라서 부모님은 오시지도 않았다. 서운해 하시기는 했지만 워낙 자기 뜻대로 살아왔었기 때문에 아무 말씀도 하지는 못하셨다고 한다. 다른 쪽 부모님은 이혼을 하셔서 별 말씀은 안 하셨다고 하고.....

     

    3.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해서

    여러 부부들의 이야기 속에 많이 등장하는 것이 명절 이야기이다. 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에서 며느리는 대접받지 못하고 일만 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이 책의 며느리들은 할 말 다한다. "명절에 자고 오지 않습니다. 제사 지내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전통, 혹은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불편하게 함으로써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편하고자 하는 것은 고쳐야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고부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얘기한다. 해결 주체는 남편이라고.... 이유는 이렇다.

    사실 나와 어머니는 원래 남이었는데, 남편과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잖아요. 남편이 있기 때문에 내가 어머니한테 잘하려고 하는 거고요. 그러니까 뭔가 문제가 있다면 30년 넘게 관계를 맺어왔던 분들이 ㅇ라아서 해결을 해주고 내가 편안할 수 있게 배려를 해줘야 하는거지, 이걸 갓 결혼해서 만난 지 한두 달도 안 된 여자들끼리의 갈등으로 치부하면 안 되죠. 시댁과의 일은 무조건 해결 주체가 남편이어야 해요.

    이런 생각 해 본적 없다. 굉장히 쿨하고 칼 같은 생각인데 틀린 구석이 없으니 맞는 것 같다. 

     

    그밖에 레크레이션처럼 게임하면서 결혼식을 올린 부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는 부부, 무조건 5:5로 집안 일과 육아를 나누어서 생활하는 부부, 셰어하우스처럼 공동생활비만 내고 역할도 자기 할 일을 나누어서 생활하는 부부, 제주도의 폐가를 몇 달 동안 직접 고쳐서 결혼식하고 사는 부부,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사는 부부, 결혼하고 직장 그만 두고 세계여행하고 또 여행하며 사는 부부, 돈은 그 때 그 때 글이나 사진, 블로그 등을 통해서 어떻게 생긴다고 한다.

     

    모든 부부의 이야기들이 파격에 파격이다. 뭐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그만큼 생각이 자유롭고, 용기가 있고, 그리고 부부가 서로 잘 맞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야 결혼을 했으니 이런 부부들의 생활 방식을 이제와서 따를 수는 없을 것 같고, 우리 딸들이 이렇게 살겠다고 하면? 생각은 멋진데, 선뜻 허락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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