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책 18] 요즘 것들의 사생활, 먹고사니즘: 퇴직 후에 대한 영감을 받다
    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22. 6. 28. 15:45

    책이름: 요즘 것들의 사생활, 먹고사니즘

    곁이름: 새롭게 일하고 나답게 먹고사는 밀레니얼 인터뷰

    지은이: 이혜민

    펴낸곳: 900KM

    펴낸때: 2021.03.

     

    요즘 젊은이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인터뷰집이다. 여기에 나와 있는 사례가 다수는 아니지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고, 인전보다는 분명히 늘어났고,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명의 젊은이들을 인터뷰했는데 전부 다 다르고, 내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모든 것을 계획하고, 많은 사람들이 검증해서 안정적이라는 판단이 들었을 때 뒤늦게 행동하는 방식인데 여기의 젊은이들은 훨씬 모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 퇴사하고 직업 실업하는 사람: 김가현

     

    서른에 대기업을 퇴사하고 직업을 실험하는 사람이다.  직업을 실험한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수업이 괜찮은지, 적성에는 맞는지 등 실험적으로 해보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 있는 일보다는 프로젝트처럼 자신이 만들어서 하는 일들이다. 프리랜서, 웹기획자, 콘텐츠 제작자, 강사, 바리스타 등 영역이 다른 일들을 해봤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회사와 비교를 해보니 회사의 일은 예민함을 줄이고 자신을 지워가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직업 실험에서의 일들은 자신의 감각을 활용하고, 잘 살리는 일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흥미로웠던 것은 나답지 않은 일을 했을 때 더 많이 성장하고 가능성이 열리고 더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쉽지는 않았지만 그럴수록 느끼는 것이 많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밥벌이가 되는지 궁금한데, 보통 직장인 1년차의 수익은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영혼을 갈아넣지 않고 약간의 여유를 부리면서 얻은 것이니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이전 직장의 수익에 비하면 절반 정도이긴 하지만.... 그리고 지속성을 따져 봤을 때 이런 실험은 당연히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이 실험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변화에 적응하는 나, 어떤 일에도 맥락을 갖추는 나, 내가 하는 일의 이유와 무엇을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2. 인생이 노잼이라 잼을 파는 사람: 이예지

     

    인턴으로 있을 때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가 있어서 스트레스였는데, 그 때 페이스북에다 시를 썼다고 한다.

    내 인생은 잼처럼 저 발리지만
    퍽퍽한 식빵 같은 인생에 달달함을 더해주는 거겠지
    역시 재밌는 인생이 잼이지지
    이런 잼장

    정말 위트 있고 재미없는 세상에 딱 하나의 재미만 있는 모습인데, 인턴 끝나고 뭐할거냐고 물으면 이 시를 보여주면서 잼이나 팔겠다고 했는데 친구가 정말 쫓아다니면서 진짜로 하자고 해서 블랜딩하고 맨땅에 헤딩하듯 제조장 만들어서 잼을 만들어서 팔았다고 한다. 비슷한 제품으로 '맘고생 고망 망고잼, 피치 못할 복숭아잼, 나두 살구 봐야지 살구재, 내가오디가 오때서 오디잼' 등과 같이 재미있게 제품명을 지어서 팔았다고 한다. 정말 유쾌 발랄하다. 그리고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 '제조도'라는 가상의 섬이 있고, 이 섬 안에 '잼있는인생, 내즙마련, 공인즙개사' 등 그동안 했던 프로젝트들을 한데 모으고 이들에 대한 가이드북도 만들고.... 정말 재미있게 일을 벌여나가고 있다. 

     

    3.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애나

     

    6개월은 해외에서 일하고, 6개월은 쉬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다고 한다. 우리는 외국에 쉬러 가는데, 이 사람은 한국에 쉬러 온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주로 일만 하고, 간간히 여행하고..... 그럼 해외에는 왜 간거야? 일을 집중해서 하고 싶어서.... 한국에 있으면 가족과의 관계, 업무상 연결된 인맥으로 인한 피로도 등이 쌓여서 업무 효율이 오르지 않은 것 같아서 이런 업무 사이클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변화를 줌으로써 신선한 자극이 되는 것.... 그게 자신에게도 좋고, 업무에도 효율적이라고 한다. 물론 이렇게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런 생각 해본적 없는데, 신선하다. 

     

    4. 자기를 블랜딩하는 사람: 드로우앤드류

     

    미국에서 패션일을 하는 사촌누나를 보고 자신도 미국에서 일하고 싶어서 미국의 작은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자신이 회사의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한 것이 성공해서 회사를 키워놓았더니 새로온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잘리고나서 깨달았다.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나의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야겠다고.....자신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그 일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퍼스널 브랜딩.....그후 더 좋은 회사에서 마케팅 디자이너로서 일하게 되었고, 역시 회사를 키웠고 유튜브 구독자도 4만이나 되었는데, 트럼프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책 때문에 비자 연장이 되지 않아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한국에서 유튜버로서 자신의 재능으로 교육법 강의를 올린다든가, 무엇인가를 디자인을 하는 일을 한다. 한국에서 처음부터 돈을 벌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브랜드로 키우고 인지도가 생기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저절로 온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이 부러워하는 사람을 찾고 따라하면 내가 뭘 원하는지, 뭘 할 때 행복한지 이해하게 된다는 말도 했다. 그리고 사업을 시작할 때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한다.

    저는 사업을 시작할 때 '내가 이걸 팔 거야'하고 정하지 않고, 내가 가진 가치 중에서 사람들이 어떤 면에 관심을 갖는지 보고, 그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찾아서 그걸 제품화하는 게 무자본으로 사업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사업을 할 것 같지는 않고, SNS나 유튜브에 뭔가를 한다면 이런 생각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뭔가를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말고 공유하는 것이라고 좀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그밖에 청소하면서 그림 그리다가 책을 냈고, 그 책을 연결고리로 해서 그림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람, 덕업일치라고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기괴한 것에 대한 관심으로 혼자서 잡지도 내고, 책을 내고, 다시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10명이 월급의 1/10씩 매월 모아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경제 공동체도 있다. 돈이 얽혀 있어서 의견을 조정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기본적인 신뢰로 이끌어오고 있다고 한다. N잡러는 알바나 사이드프로젝트가 아닌 정식 업무로 여러 개의 일을 하는 사람이다. 욕심이 많은 것 같은데 다 하려면 능력도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배민 마케터 출신의 성장기도 있고, 협동조합 형태의 회사에서 경제 컨설팅과 경제 교육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IT나 디자인 계열, 유튜브나 인스타를 많이 하고,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유롭게 일하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퇴직 후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 몇 가지 아이디어를 준 것 같아서 영감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N잡러 홍진아는 너무 확신을 갖고 이야기를 하면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지만, 그런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까지 추진력 있게 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에 대해 확신하고 그걸 내 꿈으로 가지고 가는 것에 대해서 그게 달성되느냐 한 되느냐와는 별개로 주저함이 없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역으로 하게 됐어요. 지금 이걸 보시는 분들도, '나는 그것까진 못 할 것 같은데, 거기까지는 달성할 수 없는 부분인데 이걸 말하면 나중에 부끄러워지지 않을까?'같은 생각 하지 마시고 내가 지금 생각하는 목표에 더 집중하면서, 그게 나를 어디까지 데려갈까, 설사 거기까지는 못 갈 수도 있고 혹은 다른 길이 나올 수도 있을테지만, 오히려 그런 걸 상상하고 기대하면서 지금 오늘의 나한테 확신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내가 퇴직을 하고 무언가를 준비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지금 듣는 것 같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