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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17] 뭐든 다 배달합니다: 생각없이 AI의 팔다리가 되어
    행간의 접속/사회 2022. 6. 26. 14:00

    책이름: 뭐든 다 배달합니다
    곁이름:쿠팡 배민 카카오 플랫폼노동 200일의 기록
    지은이: 김하영
    펴낸곳:메디치
    펴낸때: 2020.11

    기자 출신의 지은이가 일일 체험이 아닌, 퇴직 후 생계를 위해 플랫폼 노동자로서 일을 하고서 낸 책이다. 밖에서 보는 현실과 당사자로서 겪는 현실의 차이가 구체적으로 잘 드러나있다.

     

    1. 쿠팡

    먼저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한 기록이다. 물류센터는 물품을 입고하는 일, 출고하는 일, 포장하는 일 등이 있는데, 지은이는 주로 출고하는 일을 했다. 출고 업무의 과정은 PDA를 로그인하고 자동배치할당을 누르면 갖고와야 할 상품들이 뜨고, 상품마다 찾아가서 갖고 와야 하는데, 위치가 다 정해져 있어서 구역을 찾아와서 스캔하고, 팔레트에 차곡차곡 쌓으면 된다. 집품 순서도 PDA가 다 해준다. 위치도 다 기억할 필요도 없다. PDA가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하루에 말을 세 마디도 안 한다. 각자 알아서 PDA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면 되니까.... 관리자의 잔소리도 없다. 관리자는 처음 간단한 교육만 하고, 끝날 때 모이라는 얘기 정도만 한다. 사람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거기다가 최저임금 일거리 중에서는 좋은 것이, 셔틀버스, 식사, 4대 보험, 주휴수당 등을 정확하게 처리한다. 당연한 것인데 지켜지지 않으니 특별하게 여겨진다.

     

    쿠팡의 직원 대부분이 계약직이다. 물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한다. 숙련된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PDA에 따라 할 줄만 알면 된다. 결국 이런 플랫폼 기술은 숙련된 노동을 해체시킨다. 

     

    2. 배민

    그 다음 배민 커넥터로 일한 기록이다. 먼저 콜이 뜨면 배차 수락을 누르고, 조리요청을 한다. 음식점은 조리를 시작한다. 음식점은 조리 시간을 입력하고, 그 시간 안에 음식점으로 간다. 도착하면 가게 도착을 누르고 기다린다. 다 되어 있으면 들고가면서 픽업완료를 누르고 배달시간을 입력한다. 배달 가서 초인종 누르고 전달. 메시지에 두고 가라면 초인종 누르고 두고 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전달완료 누르면 끝. 모든 과정이 파편화되어 있어서 그 과정 과정을 수행할 때마다 행동이 다 통제가 된다.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누른 수행의 과정들이 고객의 앱에도 그대로 나타나서 어떤 과정을 하고 있고,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는지 다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앱을 처음 사용할 때 되게 편리하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과정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AI 추천배차라는 것이 생겼다. 위에 얘기했던 라이더의 과정을 AI다 해주는 것이다. 사람이 할 일은 맨 처음에 수락 여부만 결정하면 된다. 결국 생각은 할 필요없고, AI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 쿠팡에서 PDA가 하라는 대로 했던 덗처럼.

     

    이런 배민 커넥터가 생계가 되는가 봤을 때 지은이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냥 알바다. 시간 날 때 용돈을 버는 것 같은.... 실제로 나이 드신 양반들이 집에만 있기 심심하니까 하루에 몇 개만 운동 삼아 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아지면 수입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적어지면 각종 프로모션으로 수입이 올라간다. 이런 인센티브를 두고 배민과 커넥터들이 숨바꼭질을 하는 것 같다고 한다. 

     

    3. 카카오 대리운전

    카카오 대리운전도 한다. 대리운전 수요가 많은 것 같은 곳에서 대기하면서 앱을 작동시키면 붉은 점들이 뜨는데 그게 다 대기하고 있는 대리운전 기사라고 한다. 그들과 경쟁해서 나쁘지 않은 콜을 잡아야 한다. 쉽지 않다. 

     

    4. 플랫폼 노동자

    마지막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얘기한다. 지은이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택시기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전과 비교했을 때 택시기사들의 숙련도가 필요가 없게 되었다. 전에는 목 좋은 곳이 어딘지, 손님이 진상인지 아닌지 등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데이터로 능숙하게 했지만 이제는 시스템이 알아서 해준다. 인공지능에 따라서 하기만 하면 된다. 생각 같은 것은 필요가 없다. 

     

    이렇게 기술의 발달로 일자리들이 없어지지만, 새로운 일자리들도 생겨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새로운 일자리라고 하는 것들은 진입장벽이 높아서 아무나 할 수가 없다. 전에는 주유소 알바는 그냥 하면 됐지만 수소 충전소에서 일하려면 가스 안전 관련 자격증을 따야 한다. 결국 좋은 일자리들은 적어지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사람들은 대신 최저임금 수준의 단순 업무 일자리로 내몰린다. 그러면서 불평등이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국가는 회사를 지원하고, 회사는 가장을 지원하고, 가장은 가족을 책임지는 구조가 해체되고 있기 때문에 국가의 복지 전달 체계의 중심이 회사와 가장에서 개인으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기존의 노동자의 의미를 플랫폼 상황에 맞게 다시 정하면서, 국가가 노조의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 예실로 최저임금위원회 같은 것을 들었다. 그리고 회사가 하던 분배와 복지를 국가가 해야 한다.사회적인 부를 관리하는데 기업들의 수익을 국민들에게 배당하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경우 유전이 발견되어 국가의 부가 증가되었는데, 여기서 얻은 이익을 특정 계층에 쏠리지 않게 국부펀드를 만들어 국민들이 골고루 혜택이 가도록 하는 것이 있다. 사회주의 같은 이야기인데 복지란 원래 사회주의적인 것이다. 그 정도가 국민들이 받아들일 만한지가 문제일 것이다.

     

    읽으면서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게 되었고, 미래의 노동 현실에 대해서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지? 이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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