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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4] 예술적 상상력: 보이지 않는 것을 언어로 하려니 보이지 않네행간의 접속/문화/예술/스포츠 2022. 5. 29. 15:47
책이름: 예술적 상상력
곁이름: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힘
지은이: 오종우
펴낸곳: 어크로스
펴낸때: 2019.12.
예술에 대한 교양서인 줄 알았는데, 교양보다는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어간 느낌이다.제1장에서는 '상상력은 어디에서 올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명확한 답을 알려주지는 않았다. 대신 예술 작품 속 상상력의 역할을 얘기하면서 어렴풋이 드러낸다.
예술 대가들의 작품이 실제의 모습을 재현한 따분한 그림이 아니라 세상을 지각하면서 새로운 현실을 사유하는 상상력의 작업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현실을 사유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이 개입한다는 것인데, 이런 필요가 상상력을 이끌어낸다고 봤을 때, 상상력은 새로운 현실을 사유하는 데에서 온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제2장에서는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라고 되어 있는데, 예술 작품을 만날 때의 새로운 느낌들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예술 작품은 만나고 느끼는 것이다. 이때 기존 인식에 틈이 생겨 새로운 논리가 생긴다. 같은 작품이라도 다시 만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예술작품과 친근해질수록 만남의 기쁨이 커진다.
결국 인식의 틈과 새로운 논리는 보이지 않는 것이었지만 예술을 만나면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에 예술 작품과의 만남은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3장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일'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예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여기에도 몇 가지 규칙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스도쿠에서 숫자의 퍼즐을 맞춰 나가듯이 사람들은 자연에서 패턴을 찾아나갔다. 우주와 자연을 감각해서 인류에게 필요한 요인들을 추출한 것이다. 그 옛날 자연의 돌덩이를 가져다 쪼개고 닦아 형태를 부여해 돌도끼라는 새로운 사물을 창조했듯이 리듬과 멜로디를 창출해서 음악을 작곡했고 형상과 색깔을 뽑아내 그림도 그렸다. 그러면서 사람은 패턴에 갇히지 않고 그것을 통해 상상력의 힘으로 무한으로 나간다. 예술은 그렇게 무한을 유한으로 만들고 다시 무한으로 뻗어나가는 역설의 패턴이다.
역설의 패턴.... 유한에서 무한으로, 무한에서 다시 유한으로..... 반복되는 과정이 예술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제4장은 '새로운 생각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클래식의 뜻부터 이야기한다.
클래식은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작곡된 음악을 말한다. 이 시기는 아토니오 루치오 비발디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에서 시작해 구스타프 말러로 완성된다. 클래식은 고전음악이라고 번역되지만, 과거의 옛 음악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러 척의 군함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고대 로마의 단어 클라시쿠스에서 유래한 클래식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여분의 힘을 뜻하다가 중세 초 정신에 큰 힘을 준다는 의미로 정착됐고 그런 뉘앙스를 가지고 지금은 고전음악을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생각을 탄생시키는 예술의 4가지 기법에 대해서 얘기한다. 첫번째는 대위법인데, 대위법은 다성음악을 만들어 다른 선율을 만들고 조화를 이루며 감각을 일으킨다. 두 번째는 메타포인데,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차원에서 결합시켜서 익숙하지 않은 연결이 생기고, 이 때 만들어진 공간에서 사유가 발생한다. 결국 창의성은 이질적인 것들이 만나는 틈에서 발현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몽타주와 하이쿠이다. 대상과 대상, 언어와 언어가 끊김 없이 연결되어야만 의미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끊김이 있어도 우리들의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다면 의미는 생성된다는 것이다. 영상이든, 언어든...... 네 번째는 콜라주이다. 성질이 다른 것들을 한 공간에 모아놓으면서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방식이다.
제5장은 천재란 무엇인가인데,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에 대한 이야기이과 제6장은 일그러인 인간이 말해주는 역설인데 다시 인간을 얘기하고 있다. 예술은 결국인간의 일이니까....
읽으면서 글 자체가 예술적이라고 생각했다. 학문적인 언어, 설명적인 언어라기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는, 보이지 않는, 예술이 보여주지 않는 예술 너머의 무엇인가를 얘기하는 것이라서 소제목을 화두로 무언가를 찾으려 하면 잘 찾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는 부분이 나왔을 때에는 재미도 있었다.
고등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렵고, 예술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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