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등산] 우면산-구룡산-대모산 산행 1: 우면산
    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07. 1. 25. 15:44
    0. 산행하기 전에

    스키 사고로 이틀 동안 운동을 쉬었지만 어느 정도 움직일만한지 테스트하기 위해 가깝고 높지 않은 산을 가기로 했다. 우면산-구룡산-대모산 산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우면산만 가기에는 너무 금방 올 것 같아서 조금 더 가까이에 있는 구룡산과 대모산까지 포함시켰다.

    지도와 등산로를 대충 보니 이렇게 세 개의 산을 묶어서 돌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았고, 이런 생각을 내가 했다는 것이 기특했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한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자만하고 있을 때, 우면산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아래와 같은 글을 쓴 사람이 있었다.

    그 분 블로그에 갔더니 나와 같은 생각을 이미 했었고, 산행까지 끝마친 상태였다. 이 분은 대모산에서 출발해서 구룡산을 지나 우면산으로 하산했다. 결국 이 사람의 블로그를 즐겨찾기에 넣고, 이 분이 안내한 코스를 반대 방향으로 해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우면산에서 시작해서 구룡산 지나 대모산으로 하산하기.

    1. 우면산 산행

    우면산 등산로는사당역 3번 출구 쪽에 있는 방배우성아파트에 난 길에 있었다. 대원사를 향해 오르다가 대원사 바로 앞에서 조금 더 진행 방향으로 가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온다. 산행 시작 시간은 10시 30분 정도였다. 우면산을 오르는 길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올랐다. 뒤쪽으로 관악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방배동이 살짝살짝 보였다.

    우면산을 오르면선 느낀 것이지만 우면산은 전망이 좋은 산은 아니었다. 높은 산이 아니었을뿐더러 나무들이 전망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볼 수가 없었다. 큰 바위들도 별로 없어서 전망을 틔울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나무들 사이로 지난 여름에 연수를 받았던 서울시 교육연수원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연수 받을 때에는 이 뒷산에 내가 다시 올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오다니 느낌이 묘했다. 예술의 전당도 얼핏 볼 수 있었다. 우면산이 전망이 없어서 그런지 명상의 길이라는 등산로가 있었다. 아마 볼 것은 없으니까 조용히 생각하기 좋을 것이라는 발상 같기도 했다.

    아래 사진은 어렴풋이 보이는 서울시교육연수원이다. 지금 저기서 다른 과목 선생님들도 연수를 받고 있겠지...

    우면산의 전망이 별로라고 해서 특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우면산에는 약수터가 많다. 약수터가 거의 100m마다 있는 것 같다. 성산약수터, 성불암약수터, 범바위약수터, 유점사약수터, 우성회약수터, 우면정약수터, 태극약수터, 암산약수터 등등. 산행길이 곧 약수터 순례길이었다. 물맛도 좋아서 주변 주민들은 모두 PET병 들고 몇 병씩 떠가고는 한다. 약수터 이렇게 많은 산은 처음 본다.

    그렇게 지나서 우면산의 실질적인 정상이라 할 수 있는 소망탑까지 왔다. 우면산의 원래 정상은 따로 있는데, 군사시설보호구역 안에 있기 때문에 민간인은 출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소망탑이 우면산의 정상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소망탑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아래 사진이 우면산의 실질적인 정상 소망탑이다. 사진 찍을 생각만 하고, 돌 하나 올려 놓는 것은 까먹었다.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사진을 보면서 소망한다. ....하기를....

    우면산 하산길은 예술의 전당 쪽도 있고, 교총 쪽도 있는데, 구룡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교총 쪽으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도 무난했다. 올라오는 사람들의 복장이 너무 편해서 정말 동네 뒷산 오르는 느낌이었고, 실제로 그 사람들에게 우면산은 동네 뒷산이었을 것이다.

    아래 사진은 우면산 하산길에 찍은 구룡산과 대모산이다. 내가 갈 산들... 마치 형제처럼 사이좋게 나란히 서있다.

    우면산 종점은 교총 건너편에 있는 주유소 옆 길에 난 등산로였고, 하산길은 대략 30분 정도 걸렸다. 생각없이 편한 코스였다.

    2. 양재시민의 숲
    구룡사로 가기 위해서는 양재시민의 숲을 거쳐야 했다. 사실 차길 옆의 인도로가면 굳이 들릴 필요도 없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걷기 좋은 길로 다니려고 양재시민의 숲으로 들어섰다. 난 교육문화회관 쪽도 양재시민의 숲인 줄 알았는데, 그 쪽은 문화예술공원이었고, 양재시민의 숲은 경부고속도로 동쪽에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문화예술공원 한 바퀴 돌고, 양재시민의 숲 한 바퀴 돌아 나왔다.

    예전에 양재시민의 숲을 버스 안에서만 바라볼 때는 한 번 와봐야지 와봐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직접 와보니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숲이라고 해서 나무들이 울창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울창하지도 않았고.... 그냥 나무들이 좀 많은 공원일 뿐이었다.

    양재시민의 숲에서 눈여겨 보았던 것 중의 하나는 야외예식장이었다. 정말 눈부시게 볕이 좋은 날 야외에서 여유있게 결혼하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특징없는 제품처럼 생산되는커플이 아니라 개성있고 남과 다른 커플을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 좋으면 여기서 하는남의 결혼식도 한 번 와봐야겠다. 사실은 내가 결혼하면여기서 하고 싶다.

    아래 사진이 양재시민의 숲 야외예식장 모습이다. 하객들이 의자에 앉고, 저 앞에 단상에 신랑, 신부가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예식장 옆에 피로연을 할 수 있는 테이블들이 준비되어 있다. 테이블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하객들이 많으면 산책 좀 하고 와서 좀 늦지만 천천히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양재시민의 숲을 지나 화훼공판장을 지나 염곡사거리까지 왔고, 여기서 내가 온 우면산을 바라보니 꽤 많은 거리를 왔다는 것이 뿌듯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