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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5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한 번 읽기에는 어렵고 두 번 읽자니 좀.....
    행간의 접속/문학 2018. 11. 1. 14:00

    책이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지은이: 밀란 쿤데라

    옮긴이: 이재룡

    펴낸곳: 민음사

    펴낸때: 2009.12


    어렸을 때 『프라하의 봄』이란 영화 제목으로 기억하는 작품이다. 소련이 체코를 침공하던 시기에 지식인 의사와 그의 애인, 그리고 여류 화가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영화라고만 알고 있다. 그 후에 여러 사람들이 이 소설이 그 영화의 원작이라고 하면서 이 작품에 대해서 얘기를 했지만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는 생각만 하고 읽지는 못했다. 선뜻 읽을 생각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다. '존재'라는 말이 무거운 느낌을 주는데도 오히려 '존재의 가벼움'이라고 하니 더 예상을 할 수가 없어서 어렵고, 무거운 느낌을 주었으며, 거기다가 '참을 수 없는'이라는 말까지 붙었으니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세 개의 구절이 이루어낸 제목의 난해함이 이 책으로의 진입을 방해하였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그 난해함은 역시 풀리지 않았다.


    내용은 지식인 의사가 시골에서 올라온 여자를 사랑하고, 소련이 침공하자 그 여자와 함께 취리히에 갔다가 조국을 등질 수 없어 다시 프라하로 왔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시골로 내려가 살다가 교통사고로 둘이 함께 죽는 이야기가 하나가 있고, 이 지식인 의사의 애인인 여류화가가 틈틈히 그와 사랑을 나누고, 시골 여자와도 친분을 갖다가 소련의 침공으로 프랑스로 가고, 거기에서 대학교수를 만나 사랑을 나누다가 헤어지고 미국으로 가서 뉴욕을 지나 서부로 가는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가 또 있다. 그리고 또 이 대학교수는 캄보디아의 평화를 위한 행진에도 참여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생활에서는 제자와 사랑을 나누는 등의 모습도 또한 보여준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 위와 같은 내용을 지은이는 매우 개성적인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맨 처음에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결론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결론으로 가는 과정을 그 다음에 보여주는 역순행적인 구조로 보여준다. 누군가의 회상이 아닌 멀쩡한 이야기를 뒤로 뺀 것 같은 느낌으로 과거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왜 그 사건이 그렇게 결론을 났는지를 퍼즐 맞추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맞취지지 않는 퍼즐도 있었지만


    그러면서 시점을 바꾸지는 않지만 서술의 대상을 한 인물에게만 초점화하여 독자들이 그 사람에게만 몰입하게 하여 인물들간의 관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똑같은 사건이 전체적인 관점, 의사 관점, 시골여인 관점 등 여러 관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 여러 관점 중에는 주인공들이 기르는 개도 포함되어 있다. 개가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어있으니 좀 웃긴다. 그게 꼭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서술자가 숨어 있지 스스로를 인격화하여 '나는'이라고 쓰면서 주관적인 감정이나 생각도 표현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이 서술자가 소설 내의 등장인물인 것도 아니다. 등장인물이 아닌 1인칭 서술자인 셈이다. 아울러 '이 소설은 창작될 때에.....'와 같은 표현을 서술자가 사용하여 서술자가 소설가로 인격화한 것은 느낌도 들게 한다. 


    내용? 솔직히 내용은 잘 모르겠다. 장황하게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흘러가는 흐름은 있지만 일관성은 약간 떨어지는 것 같고, 인간의 심리와 욕망을 묘사하는 것 같은데 몰입은 되지 않고, 철학적인 깊이을 얘기하는 것 같으면서도 허황된 이야기같고..... 약간 집중하기 어려운 측면들이 있었다.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앞으로 돌아와서 다시 읽은 것도 여러번이었다. 이 작품의 맛을 보려면 한 번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언제 다시 읽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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