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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42] 우주 레시피: 아무것도 모르면서 우주적으로 사고하기
    행간의 접속/자연과학/환경 2016. 7. 20. 14:32

    책이름: 우주 레시피

    곁이름: 지구인을 위한 달콤한 우주 특강

    지은이: 손영중

    펴낸곳: 오르트

    펴낸때: 2015.09


    지구과학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우주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우주에 대해서 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다. 제목도 가볍다. 『우주 레시피』 우주를 요리해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게 보여주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지은이는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였고, 내용은비전공자, 그 중에서도 특히 인문계열과 예체능계열의 학생들을 위한 교양강의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었다. 또한 책의 앞부분과 책의 뒷면에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찬사가 가득 나열되어 있어 이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강의를 통해서는 잘 이해가 되었을지 모르겠으나 책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게 너무 많았다. 많은 내용을 다루면 독자들이 지루해 하거나 복잡해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많은 부분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었고, 그렇게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다 보니 그 얘기를 왜 해야 하는지, 왜 그렇게 전제를 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에 잡혀 있다 보니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결국 기본적인 전제를 이해해야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래도 한 가지는 어렴풋하게 받아들인 것이 있는데, 우주의 생애에 관한 것이다. 우주는 빅뱅에 의해서 생겨났다고 한다. 즉, 우주의 시간 0초의 시점에 있던 무의 상태인 것인데, 우주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가 이 때 창조된다고 한다. 이 무의 상태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빅뱅은 폭발인데, 무슨 힘이 그 폭발을 가능하게 했을까? 그 폭발을 했던 물질은 무엇이고, 그것은 또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그 폭발이 있었던 공간은? 그리고 그 이전의 시간은? 너무 궁금했는데, 여기서는 단지 그런 상태가 있었다고만 말한다.


    그러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 원시 시공간을 뚫고 막대한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나오면서 우주의 시공간이 확장되어, 빅뱅이 시작된다고 한다. 결국 필연이 아니라 우연히 우주는 생겨났다는 얘기이다. 빅뱅 이후 10의 -43승초에서 10의 -34승초 사이를 대통일 이론 시대라고 하는데, 이 때 약력, 강력, 전자기력, 중력 등의 힘들이 통합되어 있다가 10의 -35승초에서 10의 -38승초 사이에 우주의 급팽창이 일어나 강력이 분리되어 최초의 입자들이 만들어지고, 현재와 같이 균일한 우주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급팽창이 일어난 후 10의 -4승초까지 쿼크 시기와 무거운 입자시기가 이어지는데, 전자기력과 약력이 분리되어 네 개의 기본 힘들이 독립적으로 나누어진다. 그렇다면 이 시기 이전에는 이런 힘들이 통합적으로 있었다는 얘기인 것이다. 그리고 이 때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생성된다. 우주의 나이 10초 정도 되면 가벼운 입자시기인데, 전자들이 생성된다. 우주의 나이 3분에는 핵합성시기라고 하며, 양성자와 중성자의 핵융합으로 헬륨 원자핵이 합성된다. 우주의 나이 3분에서 38만 년까지 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하면서 입자의 밀도가 감소하고 입자들의 움직임도 느려진다. 이 시기를 재결합시기라 한다. 이 때 빛과 물질이 분리된다. 그래서 이 시기를 분리 시기라고도 한다.


    빛과 물질이 분리된다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는 빛은 빛이고, 물질은 물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빛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물질과 같이 있었다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상상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주는, 물리학은 확실히 차원이 다른 얘기인 것 같다.


    이 시기에 물질과 빛이 분리되면서 빛 우세 시기에서 물질 우세 시기로 넘어가게 된다고 한다. 빛 우세 시기는 우주의 팽창에 의한 시공간의 물리적 특성이 빛에 의해 일어나는 변화에 따라 결정되었는데, 물질 우세 시기에는 빛은 에너지를 잃어가고, 물질들의 중력 효과가 우주 시간의 역사를 담당하는 주역이 되었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전환을 이루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내용인 것 같다. 그럼 빛 우세 시기에는 중력이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얘기인가?


    우주 나이 38만 년부터 10억년까지는 팽창은 되지만 별들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기 때문에 암흑시기라고 한다. 그러다 급팽창 당시의 작은 요동 효과에 의해 미세 변이가 있었고, 이 공간 밀도의 차이가 점점 커져서  수소 원자와 헬륨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들이 뭉쳐지고, 중심부에서 핵융합이 일어날 수 있는 온도와 압력이 갖추어지면서 최초의 별이 만들어진다. 이 별의 이름을 퀘이사라고 한다. 이런 별들이 다시 내부 핵융합 반응으로 폭발하고 사라지고, 이 때의 중원소들이 우주 공간으로 흩어지고, 다시 뭉치고 새로운 별이 되고, 다시 폭발하면서 별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신비로웠다. 별들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런데, 그 과정이라는 것도 그 시작이 우연에 의한, 존재하기 어려운 확률을 뚫었다는 것이 이채롭다. 만일 우주가 완벽해서 미세한 균열이 없었다면? 우주는 아무 것도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아니 우주는 완벽하지 않고, 항상 움직이며, 변화하고, 운동을 통해서 나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우주 나이 10억년에서 65년 사이에는 평창이 점차 감소하는데, 이 때에도 별들은 생기고, 없어지고 한다. 그러다 우주 나이 65억년이 되면 알 수 없는 에너지에 의해 팽창 속도가 가속되고, 90억년이 되는 시점에서 수많은 은하가 생기고, 태양계, 즉 태양과 지구가 생겨난다. 드디어 우리의 지구가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137억년이 지난 지금 우주는 여전히 팽창하고 있단다. 우주가 너무 팽창해서 그런지 너무 어지럽다. 


    그럼 계속 팽창하면 우주는 어떻게 되는가? 우주의 운명은 우주의 밀도 계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수축하거나 대결빙 상태가 된다. 먼저 수축하는 경우는 임계밀도가 커는 경우인데, 초기 우주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경우이다. 쉽게 말해서 팽창했던 우주가 쪼그라들고 쪼그라드는 것이다. 이를 대수축 또는 빅 크런치라고 한다.


    반면 대결빙은 우주 임계 밀도가 작은 경우인데, 우주의 나이 10의 14승 년, 즉 100조 년에 별의 탄생과 사멸 과정을 통해 수소가 모두 사라지고, 별이 만들어지지 않고, 10의 19승년에 은하도 붕괴되고, 10의 40승년에 블랙홀만이 남게 되고, 10의 100승년에 블랙홀마저 소멸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대결빙 상태의 종말을 맞는다.


    마지막으로 우주의 가속 팽창이 지속되면 모든 물질과 우주 그 자체마저도 중력적으로 해체되고는 마는 대소멸, 빅립의 결말에 이른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흥미로웠다. 공간적으로 끝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우주가 유한하다는 것과 시간적으로도 어느 시기에는 끝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과학적 사고로 정립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읽으면서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우주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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