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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1]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짧아서 아쉬운행간의 접속/인문 2016. 4. 15. 12:02
책이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지은이: 신영복 외 20인
펴낸곳: 상상너머
펴낸때: 2011.11
2011년 5월에 오마이뉴스와 더 체인지가 공동으로 개최한 컨퍼런스의 강좌와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다양한 주제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로 담고 있는데,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인터뷰가 너무 짧다는 것. 그래서 내용에 대해서 좀 깊게 생각하려면 끝나고 해서 아쉬웠다. 인터뷰를 몇 쪽 밖에 하지는 않았을텐데, 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너무 많이 걸러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가 좀 단편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나마 강좌 형식으로 된 글들은 좀 이야기의 흐름이 있어서 내용이 잘 들어왔고, 인상적이었다.
환경운동을 하는 이강오의 얘기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최근 후쿠시마 사태로 원전 주변 30킬로미터 이내의 사람들은 전부 피신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 않습니까? 도쿄의 전력도 절반 이상 나갔구요. 근데 왜 도쿄 안에는 원전이 없을까요? 그렇게 다들 안전하고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했는데 말이죠. 우리나라도 '한국의 원전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며 일본의 오래된 방식보다 진보된 방식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는데, 그렇다면 굳이 원전을 원거리에 세울 것이 아니라 전력소비량이 제일 많은 여의도에 세우든지 한강변에 세우든지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 그렇게 굳이 에너지를 멀리서 끌어올 필요가 있는지를 묻고 싶었습니다.
정말 그렇다. 원전이 그렇게 안전하다면 서울에 짓자. 안전하다며? 실제로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할까? 반대한다면 어떤 핑계를 댈까? 땅값이 비싸서? 용수를 끌어오기 힘들어서? 아무튼 이런 상상력 발칙하면서도 신선하다. 또 하나 발칙한 상상력이 있다.
인권연대의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런 말을 한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내가 뽑았지만, 대법관이나 대법원장은 내가 뽑은 적이 없다. 뽑을 기회도 없었고, 얼굴도 모른다. 다시 말해 선출된 권력이 아니다. 그런데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법원이 어떻게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처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느냐, 내가 뽑지 않았는데, 내가 그런 권한을 위임해 준 적이 없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게 바로 시민적 상상력인 것 같아요.
뭘 모르는 어린 아이의 투정 같은 얘기인제, 이런 상상력이 세상에 균열을 일으키고, 변화시키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좋은기업센터의 정란아는 기업권력에 맞서는 소박한 행동의 기준들을 제시한다.
첫째, 일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기업의 제품은 구매하지 말아야 합니다. 삼성전자의 백혈병 피해자와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문제는 당장은 나의 일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내 가족도 그 상황에 처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우선은 벌어놓고, 나중에 베풀자'라는 생각을 가진 기업을 경계해야 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 중 경제적 기여가 중요하긴 하지만 바른 돈을 바르게 쓰는 게 더 중요합니다. 돈을 버는 과정이 옳지 못한데, 사회공헌을 한다는 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눈속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셋째, 기업의 최우선 목적이 주주의 몫을 챙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을 경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외와 국내의 모습이 다른 기업을 조심해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적 책임의 영역도 국적을 넘어섭니다. 국외에서의 잘못된 경영으로 인한 다양한 유형의 손실은 국내 소비자에게도 반드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바른 돈을 바르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지만 그 과정도 올바라야 한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잊기 쉬운 가치인 것 같다.
요새 강좌와 강연을 엮어서 나온 책들이 많은데,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자리로 영역을 확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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