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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8] 행복 스트레스: 평등과 공동의 부가 만드는 행복행간의 접속/인문 2016. 4. 6. 22:30
책이름: 행복 스트레스
지은이: 탁석산
펴낸곳: 창비
펴낸때: 2013.05
사람들이 인생의 목표, 사는 이유... 뭐 이런 것들에 대해서 물으면 돌고 돌아 결국 돌아오는 대답이 '행복'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행복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행복 전도사, 행복 상인들이 늘 하는 말, "행복은 마음으로부터, 긍정적인 마음, 당신도 할 수 있다, 노력하면 된다, 나부터 행복해지기..."등이 담고 있는 비현실성, 추상성도 함께 비판하고 있다.
지은이는 행복의 바깥에서 행복을 감싸고 있는 민주주의, 개인주의, 시장주의, 공리주의를 검토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행복이라는 개념을 강화, 확대시켰는지 확인해본다.
민주주의가 행복의 개념을 강화, 확대시킨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쉽게 말해서 민주주의는 바빠서 생각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추상명사에 의존하게 만든다. 정의, 평등, 인권, 행복 등 무슨 개념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추상적이라서 손에 잡히지 않는 말들이 우리에게 마취제처럼 다가와 그렇다고 믿게 한다.
그리고 개인주의는 고립된 개인으로 자신만의 행복만을 추구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같은 공리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만든다. 결국 개인의 행복은 추구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시장주의는 행복이 돈으로 환산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생활에 너무 가까이 있어서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이제는 어디 가서 재미있게 놀려고 하면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화폐화되는 가운데 그래서는 안된다고 하는 칼 폴라니의 말을 인용한다. 나도 인용해본다.
토지, 노동, 화폐는 분명 상푸이 아니다. 매매되는 것들은 모두 판매를 위해 생산된 것일 수밖에 없다는 가정은 이 세 가지에 관한 한 결코 적용될 수 없다. (...) 노동이란 인간 활동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인간 활동은 인간의 생명과 함께 붙어 있는 것이며, 판매를 위해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유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 활동은 생명의 다른 영역과 분리할 수 없으며 비축할 수도 사람 자신과 분리하여 동원할 수도 없다. 그리고 토지란 단지 자연의 다른 이름일 뿐인데, 자연은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의 화폐는 그저 구매력의 징표일 뿐이며, 구매력이란 은행업이나 국가 금융의 메커니즘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생산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 토지, 화폐를 상품으로 묘사하는 것은 전적으로 허구이다.
마지막으로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처럼 행복을 측정 가능한 것으로 보게 만든다. 그리고 최대 다수에 속하지 않은 소수자의 행복을 인정하지 않는 점도 있다.
그럼 지은이는 행복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면 뭐가 인생의 목적이어야 하는가? 대답은 좋은 삶이라고 말한다. 그럼 좋은 삶이란 자신, 이웃, 사회의 행복을 생각하는 삶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러려면 평등과 공동의 부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 그런데 이 개념들의 추상성은 또 어찌해야 하는가 말이다.
전체적으로 쉽게 다가오는 책은 아니었고 흐름을 잘 타야 하는데, 흐름이 잘 타지지 않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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