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책 29] 바리데기: 작가의 상상력과 세계의 분쟁에 대한 통찰
    행간의 접속/문학 2014. 9. 17. 18:20



    바리데기

    저자
    황석영 지음
    출판사
    창비 | 2007-07-3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거장 황석영의 4년 만의 신작 장편 대륙과 대양을 넘어 전 세계...
    가격비교

    바리데기는 서사무가인데, 이 이야기를 황석영은 현대의 한국과 세계적 분쟁과 연관시켜서 풀어내고 있다.


    앞부분은 80년대~90년대 북한의 두만강 주변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과 탈북하는 과정을 담고 있고, 뒷부분은 탈북민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바리가 중국을 거쳐 런던까지 밀항을 한 후에 정착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북한의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이것을 어디까지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작가가 북한도 방문하고, 중국을 통해 두만강쪽도 취재를 했다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많은 부분 사실이라고 여겨지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 인상적인 장면들은 온 가족이 헤어지는 장면인데, 그 많던 가족이 당국에 의해, 혹은 추위와 가난에 의해 뿔뿔이 흩어지거나 죽는 장면은 안타까웠다. 특히 어린 아이가 죽는 장면은 자식에 대한 마음이 이입이 되어 보기 힘들었다.

     

    중국과 밀항하는 부분에서는 비참함의 끝을 본 것 같았다. 믿었던 사람한테 사기를 당하고 거의 인신매매 당하듯이 팔려 가고, 배에서도 학대를 넘어선 학대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장면은 보기도 힘들었다. 이 부분에서 바리가 한 번 죽었다가 할머니와 칠성이의 도움으로 다시 육신이 생명을 얻는 환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서사무가적인 요소가 들어간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런던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살게 되는데, 파키스탄 출신의 할아버지를 만나 그 손자와 결혼하면서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고, 9.11 테러를 무슬림의 시각에서 보게 된다. 런던 부분의 이야기는 작가의 시선이 단순히 한반도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분쟁에도 닿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면서, 동시에 이 문제들이 결국은 하나로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서사무가에서 바리데기는 부모님의 병을 고치기 위해 고난을 다 겪고나서 약을 구해온 후 부모님의 병을 고치고 자신은 죽은 영혼을 위로해주는 무당이 되겠다고 하는 이야기인데, 이 소설에서 바리데기는 약을 구하는 것은 비중이 적고, 죽은 영혼이 아닌 세상 사람들과 죽은 영혼을 위로해주는 역할을 한다. 주변 사람들은 바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써 위로를 받고, 마싸지를 받으면서 위로를 받는다. 바리는 위로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서사무가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변용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세계의 분쟁에 대한 통찰이 빛나는 작품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