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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28] 야구란 무엇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야구의 깊이
    행간의 접속/문화/예술/스포츠 2014. 9. 4. 16:30



    야구란 무엇인가

    저자
    레너드 코페트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9-02-23 출간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책소개
    '야구의 성인(聖人)들이 쓴 야구의 성서(聖書)'셀 수도 없이 ...
    가격비교


    제목을 보면 단순히 운동으로서의 야구를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을 포함한 전반적인 이야기이다. 역사, 규칙, 산업 등 거의 모든 것을 망라했다. 내용의 깊이와 넓이가 모두 확보되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해서 규칙 같은 것들은 거의 다 알고 있었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내밀한 두뇌싸움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부터다. 투수/포수와 타자의 수싸움, 감독들의 선수 기용, 야수들의 수비 위치 선정, 순간적인 판단 같았던 계획된 플레이, 덕아웃에서의 분위기 등을 파악한다면 정말 수준 높은 야구를 즐기는 것이다. 야구의 깊이는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플레이 속에서 펼쳐진다. 그런 얘기들을 이 책은 담고 있다.


    포수들은 경기 전, 혹은 매 이닝 전에 상대팀의 타순을 보면서 각각의 선수들과 대결할 때 볼배합을 어떻게 할지, 경우의 수들을 머리 속에 넣고 들어간단다. 아니 무슨 바둑도 아니고, 야구인데..... 그런데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단다. 상대도 그만큼 투수를 연구하고 오니까....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서 인용해 본다.


    훌륭한 투수는 훌륭한 타자들을 막아 내지만 훌륭한 타자가 훌륭한 투수를 마구 두들기는 일은 거의 없다. 훌륭한 타자는 평범한 투수들을 마구 두들겨 타율을 끌어올리지만 훌륭한 투수는 훌륭한 타자를 상대하더라도 눈부신 성적을 올린다.


    투수가 중요한 이유이다. 타격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타격이란 기술적으로 미묘하고, 정신적으로는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그 다음으로 작용하는 제3의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운이다. ....(중략).... 운은 실제로 거의 모든 경기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배트는 둥글고 공도 둥글다. 필드는 울퉁불퉁하거나 움푹 파진 곳이 있는가 하면, 잔디가 뭉쳐 있거나 인조 잔디의 이음새가 튀어 올라와 있기도 하고, 외야 펜스가 특이한 모습을 한 곳도 있다. 따라서 운이라는 게 끼어들지 않을 수 없다. 야구공 자체도 때때로 괴상한 바운드를 일으킨다. 약하게 굴러가는 타구가 정상 수비 위치의 야수 사이를 빠져나가 안타가 되는가 하면 30cm만 더 가거나 덜 갔더라도 장타가 됐을 총알 같은 라인 드라이브가 야수의 글러브에 빨려 들기도 한다. 파울라인 쪽으로 간 타구는 불과 1~2cm 차로 안타 또는 파울볼로 나뉘기도 한다.


    이 점이 야구가 곧 인생이라는 이유이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하고, 노력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 인간이 채울 수 없는 그 무엇이 존재하고, 그 앞에서 인생의 성공과 실패의 맛이 있다는 것을 야구는 보여준다.


    야구 규칙을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타자에게 유리한 규칙이 투수와 균형을 맞춰 가는 방향으로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 투수는 오버핸드 스로우는 없었고, 소프트볼처럼 타자가 치기 좋게 던져주는 역할만 하다가 오버핸드 스로우가 나오면서 투구의 기술이 발전하게 되었고, 투수와 타자간 거리도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파울도 처음에는 스트라이크로 치지 않았고, 그냥 노카운트로 쳐서 투수에게 불리했으나 스트라이크로 치면서 균형을 잡아갔다. 결국 야구가 지금과 같은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은 공격과 수비가 일방적이지 않은 균형을 규칙이 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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