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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35] 두 남자의 집짓기: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
    행간의 접속/문화/예술/스포츠 2011. 8. 21. 11:52
    두남자의집짓기
    카테고리
    지은이 이현욱, 구본준 (마티,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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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그대로 두 남자가 집 짓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표제만 보고 두 남자가 집 짓는 것이 무슨 이야기가 될까 싶은데, 부제를 보니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라고 붙어 있다. 2010년 대한민국에서 3억으로 단독주택을 짓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우리는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글쓴이들은 오히려 3억으로 단독주택 짓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한다. 두 남자 중 한 명은 건축가 이현욱이고, 한 명은 건축기자 구본준이다. 이 책을 읽을 생각을 한 것은 구본준이라는 기자의 기사를 한겨레에서 언뜻 봤기 때문이다. 그 때 기사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살짝 기억해 두었는데 책에서 만나니까 더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땅콩집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다. 하나의 땅에 두 집이 땅콩처럼 들어가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붙인 것이다.

    과정은 구본준과 이현욱이 앙코르 와트 여행을 갔다가 오는 비행기에서 집 얘기를 하다가 구본준이 단독주택에 대한 꿈을 얘기하자 이현욱이 그 꿈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불을 질러 시작되었다. 파트너를 구하고, 땅을 구하고,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조경을 했더니 집이 만들어졌고, 사람들한테 알려지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꿈들이 더 많이 퍼지게 되었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단독주택을 선뜻 짓지 못하는 이유는 추위와 비싼 관리비인데, 추위는 단열을 확실히 하면 되고, 관리비도 단열을 확실히 하면 난방비가 줄면서 아파트보다 더 비싸지 않다고 한다. 아파트 관리비에는 공동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많지만 단독주택은 그런 것들이 없으니 단독주택이 더 비싸지 않은 것이다.

    읽으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 단독주택에서 중요한 것은 마당이라는 것이다. 요새는 단독주택들이 마당 없이 건물로만 땅을 다 깔고 있는데, 그것은 단독주택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그 다음에 지하실이 필요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지하실에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1년에 몇 번이나 지하실의 개인공간에 가는지 따져봤을 때 효율적이지 못하다. 글쓴이는 오히려 다락방을 추천한다.

    그리고 인테리어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인테리어를 할 때 수납공간이 늘 모자라서 수납공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문제는 수납공간이 적은 것이 아니라 버려야 할 물건들을 쌓아두고 있는 잘못된 생활방식이다. 정말 3년동안 한 번도 쓰지 않는 물건은 앞으로도 필요없을 가능성이 많으니 버리는 것이 좋고, 필요할 때 빌리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우리 집도 아기가 태어나서 점점 창고처럼 되어서 수납공간이 모자라는 느낌이었는데, 정말 쓰지 않는 물건들은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쓴이의 아내들은 남자들이 단독주택을 짓자고 했을 때 흔쾌히 동의를 했지만 내가 만약 단독주택을 짓고 이사를 하자고 하면 아내는 반대할 것 같다. 아내는 어렸을 때 단독주택에 살았을 때 집의 여러 하자 보수가 필요한 것을 보면서 단독주택을 빨리 벗어나 편리한 아파트로 가고 싶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나는 단독주택에 살긴 했지만 기억에 없고, 대부분을 아파트에서만 살아서 단독주택에 대한 이상적인 생각만 갖고 있어서 아내와의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 아기가 아직 하나이고, 어리지만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단독주택이 좋은 것 같은데 아내에게 책을 권하고 지금부터라도 살짝살짝 꼬시기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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