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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자여사 뚜르 드 서울 후기
    바람의 시선/자전거 2008. 3. 2. 20:08
    자여사에서 3.1절 기념번개로 "뚜르 드 서울"을 개최했다. "뚜르 드 서울"은 서울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서울을 도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는데, 어떻게 돌아다닌다는 것인가? 서울의 모든 구를 돌아다니는 방법으로 서울의 구청을 돌고 마지막으로 시청까지 가는 방법으로 서울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참고로 서울의 구는 모두 25개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씻고 5시 30분에 나와서 김밥집에서 김밥 두 줄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지인 서초구청으로 6시 30분에 도착했다. 7시가 출발시간이었지만 약간 지체되어 7시 15분 정도에 출발했고, 선두는 내가 섰다. 사전에 언급이라도 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이 많은 인원을 끌고가는 것 만만치 않다. 일단 동대문구청까지는 길을 아니까 큰 문제는 없이 찾아갔고, 특히 외사님께서 GPS를 사용하여 길 안내를 해주셨기 때문에 크게 헤매지는 않았다.

    가장 난감했던 에피소드는 종로구청에서 은평구청을 찾아갈 때였다. 계획대로 가면 무악재를 넘어가야 하는데, 힘들 것 같아서 살짝 돌아갔다. 그런데, 후미는 거리가 벌어지다보니 선두를 놓쳤고, 변경된 코스로 안 가고 계획대로 갔고, 선두는 후미가 안 와서 기다리면서 지체하고, 후미 찾으러 간 제마는 후미를 못 찾아서 혼선이 있었던 적도 있었다. 결국 따로따로 움직여서 은평구청에서 만났다.

    가장 멋있는 장면은 은평구청에서 서대문구청 가는 2차선 좁은 길을 갈 때였다. 응암1동사무소 앞 길인데, 차들도 잘 다니지 않고, 약간 언덕길인데, 오르락 내리락하는 파도같은 길이었다. 이 길을 50여대의 자전거가 한 줄로 개미처럼, 혹은 기차처럼 줄지어서 달리는 모습을 힐끗 돌아봤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사진 찍을 겨를이 없어서 사진은 못 찍었다.

    가장 힘든 코스는 관악구청에서 동작구청으로 갈 때, 숭실대로 넘어가는 길에 있었던 고개길이었다. 뚜르 드 서울의 산악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밑에서 보면 눈에 보이는 오르막도 가파른데 그게 끝이 아니라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그만큼의 언덕길이 더 있다. 이 코스를 선두로 들어오는 사람한테는 뭐라도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왕이면 땡땡이로 된 것으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진림님이 여자친구를 위해서 준비한 이벤트이다. 진림님은 여자친구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생일 축하한다는 플랭카드를 들고 각 구청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녔다. 진림님은 플랭카드를 들고 있을 때만은 행복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여곡절 끝에 다음날 새벽 1시 30분 정도에 서울시청에 도착했다. 대략 18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내가 완주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하니까 되긴 되더라. 근데, 날씨가 추우니까매우 힘들었다. 탈 때는 계속 움직이니까 괜찮은데, 쉴 때에는 땀이 식으니까힘들었다. 사실 내가 감격스러운 것은 서울시청까지 완주했다는 것보다 완주하고서 집에까지 무사히 도착했다는 사실에 정말 감격스러웠다. 새벽 2시에 시청을 출발해서 집에 3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체력이 바닥이 나서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니었고, 한강에서는 살짝살짝 졸기도 했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졸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집에 도착하니까 천국이 따로 없었다.

    나는안 가본 서울의 곳곳을 직접 내가 가보고 싶기 때문에 뚜르 드 서울에 참가했다. 맨날 다니던 곳만 다니기 때문에 다른 곳들은 잘 모른다. 그리고, 지하철로 다니기 때문에 지하철역 주변만 알지 각각의 지역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서울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머리 속에 넣고 싶어서 참가했다. 내가 간 곳들을 지도로 다시 복기하면서 생각을 하면서 되짚어보면 서울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선두에서 길찾기를 한 것이 그래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년 참가자들을 위해서 한마디 조언을 한다면 행사는 흥겨웠지만 완주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꼭 완주가 아니더라도 구간구간마다 참가할 수 있는 구간을 선택하여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올해도 그렇게 하는 분들이 많았다. 문제는 시간 계획인데, 올해의 시간계획은 희망계획이었고, 내년에는 실제 운행 시간에 가까운 시간계획이 올라올 것 같다. 개굴아재님께서 실제 소요시간을 꼼꼼하게 기록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좀더 짜임새있는 행사가 나올 것 같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준비하신 개굴아재님께 감사드리고, GPS로 길 안내를 하시면서 함께 선두를 잡아주신 외사님께 감사드리고, 중랑구청에서 종로구청까지 함께 선두를 잡아준 하루에게 감사하고, 종로구청에서 마포구청 구간에서 함께 선두를 맡아서 길안내를 해주신 구재영님께 감사드리고, 마포구청에서 구로구청 구간에서 선두를 맡아 길안내를 해주신 분(닉네임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죄송~)께 감사드리고, 구로구청에서 금천구청까지 선두를 맡아주신 아트에버님께 감사드리고, 금천구청에서 서울시청 구간에서 선두를 맡아주신 ㅋㅋㅋ님과 리치님께 감사드리고, 힘들어도 선두를 믿고 따라와주신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만난 사라들도 모두 반가웠다.

    4월 상주 정모가 기대된다.

    총주행거리: 163km (하루 총주행거리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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