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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57]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선택은 곧 책임행간의 접속/인문 2013. 7. 14. 21:52
2012년 인터뷰 특강 주제는 '선택'이었다. 인생의 결정적 순간, 역사의 결정적 순간, 우리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 지도위원인 김진숙은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에서 농성한 이야기를 했는데, 굳은 신념으로 매 순간 그 신념이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거의 매순간 갈등하고 고뇌하고 선택해야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그가 끝까지 살아서 투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선택한 근거는 "자신이 죽으면 저 밑의 누군가는 죄책감에 웃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고 살아갈 것 같다'는 것이었다.
KBS 사장이었던 정연주는 인생에서 3번의 해고를 당하면서 거기에 대항하기 위해 선택한 것들에 대해서 얘기한다. 선택의 근거는 단순했다. 옳은 일인가? 옳은 일이다. 그럼 그 길로 가자.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옳으면 가는 것이다.
역사학자 한홍구의 강연 중에서 인상깊은 부분이 있다.
우리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선택, 복잡한가요? 길이 복합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죠. 길이 하나입니까? 길은 많습니다. 뭐가 복잡하겠습니까? 복잡한 건 우리 마음이죠. 길이 복잡한 게 아니라 우리 마음이 복잡한 거예요. 마음이 복잡하니까 목적지가 흔들리죠. 목적지가 흔들리니까 답이 안 나오는 거죠. 길은 복잡하지 않아요. 조금 돌아가면 어때요? 자기 목적지만 분명하다면, 길은 결국엔 다 통해요. 선택이 어려운 건, 마음이 복잡하니까 책임을 지지 않아서 그래요. 선택에는 항상 책임이 따릅니다. 문제는, 우리가 선택을 포기하면 저들의 선택에 의해서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선택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책임지지 않으려는 마음을 극복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책임지려 한다면, 감당하려 한다면 선택이 어려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 그리고 책임지려 하지 않으면 저들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말, 무겁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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