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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0] 채봉감별곡 (달빛 아래 맺은 약속 변치 않아라): 사랑은 노력하는 것행간의 접속/문학 2013. 4. 9. 12:30
고전소설 중 사랑이야기의 대표는 춘향전이 제일 잘 알려져 있지만, 채봉감별곡도 내용이 만만치 않게 재미있고, 애틋하다.
1. 줄거리
채봉은 평양의 양반집 규수이고, 후원을 거닐다 담장 밖 장필성을 보고 반한다. 장필성도 그녀를 보고 반하는데, 채봉이 떨어뜨리고 간 수건에 마음을 담은 시를 시비 취향을 통해 전달하고 역시 마음을 담은 듯한 시를 답신으로 받는다. 이후 취향의 주선으로 둘은 만남을 갖고 미래를 약속한다. 그리고 채봉의 어머니에게도 허락을 받는다.
한편 채봉의 아버지 김진사는 벼슬 자리와 채봉의 혼사 자리를 구하기 위해 서울로 가서, 세도가 허판서에게 돈을 주고 과천 현감 자리를 얻고, 허판서에게 채봉도 첩으로 주기로 약속하고 내려온다.
김진사가 자신을 첩으로 넘긴다는 말을 들은 채봉은 처음에는 반대하지만 일단 받아들이기로 하고 서울로 가다가 중간에 주막에서 도망친다. 채봉이 도망친 후 김진사 일행은 도둑을 맞아 재산을 다 털리고, 간신히 허판서에게 갔는데 딸을 데리고 오지 않고, 남은 돈도 갖고 오지 않았다 하여 옥에 갇힌다. 그 사이 채봉은 평양 취향의 집에 머물다가 간신히 살아돌아온 어머니를 만나 아버지가 옥에 갇혀 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몸을 팔아 기생이 되고, 그 돈으로 아버지를 구하려 한다.
기생이 된 채봉은 뛰어난 미모와 여러 재주로 명기로 이름을 떨치고, 여러 남자들의 요구를 받지만 자신의 시에 답시를 하는 사람한테만 몸을 허락하기로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장필성이 채봉의 시에 답시를 달고 둘은 자주 만남을 가진다.
한편 평양감사 이감사는 채봉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만난 후 그의 몸값을 대주고 관청에서 자신을 돕는 일을 하게 한다. 채봉이 이감사와 함께 일한다는 소식을 들은 장필성은 관청에서 일하기 위해 이방에 지원하고, 채봉을 만날 기회를 엿본다. 채봉이 필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시 "추풍감별곡"을 짓다 잠들자 그 시를 본 이감사가 둘의 이야기를 듣고 둘을 만나게 한다. 그리고 채봉의 아버지도 풀려나오게 도와준다. 결국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산다.
2. 생각한 것들
채봉이의 능동적인 태도가 인상적이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기생이 되었다가 결국 자신의 사랑을 이루는 모습은 조선의 일반적인 여인의 모습과는 차이가 나는 특별한 점이다. 또한 장필성도 기생이 된 채봉을 위해 자신을 지키고, 신분이 낮은 이방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얻으려고 노력한 점도 특별하다. 두 사람 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눈물 나는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갈등이 좀 단순하기는 하지만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은 충분히 전해질 수 있었고, 춘향전보다 깔끔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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