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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76] 36.5℃, 인간의 경제학: 결국 경제는 인간의 심리니까
    행간의 접속/사회 2012. 11. 27. 23:27

     


    36.5C 인간의 경제학

    저자
    이준구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09-0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인간의 심리를 통해 읽는 생생한 경제 행태경제학을 통해 읽는 교...
    가격비교

    글쓴이는 행태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경제이론들이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해서 그 이론을 전개하고 있는데, 세상에 이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사람들의 선택 과정이나 행태를 보면 반드시 이기적으로 결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비합리적일 때도 많다는 것이다.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는 인간을 갖다 놓고 만날 얘기해봤자 이론은 맞아들어가지 않으며, 이론과 현실의 차이라고 얼버무리는 것이 무슨 짓이란 말인가. 따라서 경제이론들의 가정을 다시 생각해 보고, 어떤 경우에 이기적이지 않고, 비합리적인지 따져 보는 것이 행태경제학이다. 결론적으로 완벽한 이상적인 인간이 아닌 진짜 현실의 인간을 놓고 경제학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심리를 두고 경제학을 보자는 것인데, 그렇게 본다면 심리경제학이라고 하는 것이 처음 접하는 사람들한테는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의 심리, 혹은 경제 심리와 관련되는 용어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몇 가지 정리해보았다.

     

    -심적회계(mental accounting): 사람들이 마음속에 일종의 장부를 갖고 있어 어떻게 생긴 돈이고 어디에 쓸 돈인지에 따라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기록한다고 보는 개념. 돈은 똑같은 돈이지만 들어오고 나가는 방식은 다르고 그 가치도 다르다. 길에서 주운 5만원과 노동을 해서 번 5만원은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쓰임도 달라진다. 이런 구분을 마음 속으로 하는 것이 심적회계이다.

     

    -현상유지편향(status quo bias):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꺼려하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상황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성향이 있음을 가리키는 말. 더 쉽게 말하면 일종의 귀차니즘이다. 지금까지의 습성이 큰 문제가 없다면 문제가 있어도 뾰족한 해결책, 혹은 마음에 드는 해결책이 없다면 현상유지하려는 경향이 많다.

     

    -기정편향(default bias): 사람들이 귀찮음을 싫어하기 때문에 미리 정해진 것을 그대로 따르려는 경향이 있음을 가리키는 말

     

    -싫으면 말고 게임, 최후통첩게임(ultimatum game): 두 사람이 10만원을 나누는데, 제비뽑기로 A, B로 역할을 나눈다. A는 얼마씩 나눠야 할지를 결정하고, B는 좋다, 싫다 의견만 표시할 수 있다. 좋다고 선택하면 A 제안대로 나누고, 싫다고 하면 두 사람 다 돈을 갖지 못한다. 협상은 없고, 기회는 단 한 번이다. 경제적으로는 A가 10만둰: 0원이 아니라면 어떤 금액을 제시해도 B가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 어차피 공짜로 얻는 것이니까. 그러나 실제 게임을 해보면 B가 너무 적은 금액을 제안 받으면 거부함으로써 보복을 한다. 이 실험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사실은 사람들이 개인적 이익 못지 않게 공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할인율(discount rate): 미래에 주고받을 금액을 현재의 가치로 계산하는 것을 할인이라고 부르는데, 이 할인의 과정에서 적용되는 비율을 할인율이라 부름. 경제뉴스에서 할인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제 개념을 알았다. 미래에 받기로 한 것을 미리 당겨서 받을 경우 그 가치를 깎는 것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기다려서 미래에 받으면 깎지 않아도 되므로 참을성, 성숙도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마시멜로 실험처럼....

     

    인상적인 부분 중의 하나가 있어 인용해 본다.

     

    전통적 경제이론에서는 사람들이 단 한 푼의 돈에도 벌벌 떠는 것으로 상정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심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금전적 이익이나 손해에만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외의 측면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체면, 자존심 혹은 죄책감 같은 비경제적 측면이 그들의 행동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 성과급제도에 대해서 얘기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성과급을 도입하지만 돈 많이 준다고 열심히 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오히려 공정성의 문제를 일으켜 사기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경제학은 사실 처음부터 인간의 심리와 관련된 것이었던 것 같다. 개인의 심리로 행동하지만 결과는 집단의 심리로 나타나니까... 그런 면에서 인간의 심리를 생각하는 행태 경제학은 제대로 된 경제학 같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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