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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74] 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고등학생용 문화인류학 개론서행간의 접속/사회 2012. 11. 24. 00:30
문화인류학에 대한 개론서이다. 초판을 1996년에 낸 것이다보니 약간 옛날 얘기들도 들어가 있어서 실망스러웠다. 지금이 2012년인데, 18년이나 지났으면 개정판을 내든가 했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기억할 내용이 좀 있는데,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얘기는 괜찮다. 그의 구조주의는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지질학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세 가지 학문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각각 사회, 인간, 자연의 영역에서 확인해 준다. 즉 모든 표면적인 현실은 더 근본적인 다른 현실에 근거한 것이며, 따라서 진실은 표면에 나타난 것이 아니고 밑바닥에 숨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것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어느 한 유형의 현실을 다른 유형으로 환원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경우에서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감성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것과 이성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의 관계이다. 그 관계의 핵심은 감성적인 것을 그 성질을 훼손시키지 않고 이성적인 것에 귀속시키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레시브트로스는 인류학의 목표란 인류문화와 사회현상의 표면을 뚫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근분구조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를 전에도 본 것 같다. 하지만 그 개념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을 읽으니 대략적으로 감이 온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구조주의도 대충 감이 오고...
그 다음에 레슬리 화이트의 문제제기도 인상적이다.
인간이 분명 문화를 만들어냈으나 이제 그것을 형성하고 그 과정을 통제하는 주체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는 점을 레슬리 화이튼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문화적인 영향의 중요성과 인간 삶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가를 성찰해 보자는 강력한 요구의 성격을 갖는다. <중략>
이제 문화는 독립된 개체로서 인간으로부터 외재하여 구속력을 갖게 됨으로써, 장차 그것은 인간과 기계적으로 관련되어 있어 우리가 그것을(이것은 흔히 '이면의 드라마'라고 한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마르크스가 중요시했던 소외의 과정은 이제 그 내용과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인간이 만든 문화에 인간이 종속되어 소외당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자동차를 만들어 편해졌지만 대기오염과 교통사고, 환경파괴 등의 문제를 안고 있음을 알면서도 자동차 산업에 많은 관련 산업이 연관되어 있어 이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문화는 그렇게 우리를 지배한다.
식량 문제를 얘기하면서 수렵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말한다. 원시적 사냥을 하는 야만인, 거칠고, 미개하고, 지식과 기술 수준이 낮고, 식량 구하기 어렵고, 그래서 배고프고 떠돌아다니는 것.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아니란다. 인류학자들은 이들 시대가 가장 풍요로운 시대라고 말한다. 이들은 문명사회의 노동자들보다 훨씬 적게 일하고 많은 여가 시간을 갖고 있으나 굶주리지 않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 사냥이 안되면 채집하고, 사냥은 필요하면 하고, 얻어진 식량은 공동체가 함께 고루 나누어 먹고.... 부족한 것이 없고, 이만한 행복이 없다. 뭘 더 바라겠는가.
동시에 식량문제를 얘기하면서 식량을 보는 관점을 얘기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식량도 단순한 상품일 뿐이다. 그래서 그것의 가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원시 경제에서 식량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간주된다. 즉 식량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성원 모두가 필요로 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식량의 가치에 대한 아름다운 생각이다.
고등학생이 읽으면 괜찮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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