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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라인] 2년 반만에 인라인 타기
    바람의 시선/인라인/헬스/테니스 2012. 9. 30. 07:30

    어제 2년 반만에 인라인을 탔다. 블로그 글을 보니까 2010년 5월 7일에 탔더라. 결혼한 후이고 애가 태어나기 전이다. 추석 연휴인데 날도 좋고, 점심 때 외식도 하고 싶고, 아이 자전거도 태워주고 싶고.... 그래서 올림픽 공원에 나들이를 생각해냈고, 올림픽 공원에 나간 김에 잠깐 인라인이라도 타면 좋을 것 같아 잠깐 탔다. 평화 광장 세바퀴 정도....


    그런데 웃기는 것은 하도 오랜만에 타다 보니 버클의 스트랩을 어떻게 푸는지를 몰라서 낑낑 댔다는 것이다. 정말 맨날 타지 않으니까 버클을 끼고 조이는 것은 할 줄 아는데, 푸는 버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어디를 눌렀던 것 같은데, 어떻게 눌러야 할지 깜깜했다.


    내가 인라인을 갖고 나가겠다고 하니까 아내는 남편이 멋지게 인라인 타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가 버클도 풀지 못하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고 깨알같은 웃음을 줬다고 재미있어했다. 그러면서 그냥 넘길 수 없다고 사진을 찍었다. 아내는 내가 인라인 타는 모습을 처음 본다. 아... 내가 생각한 게 이게 아닌데.... 



    이거 인라인 타지도 못하고 다시 집어넣어야 하는 생각까지 들 때 즈음 이렇게 저렇게 눌러 봤더니 풀리더라. 그래서 신고 탔다. 물론 애 놀이터에서 노는 것도 잠깐 도와주고.... 애랑 아내 내팽개치고 나 혼자 인라인 타겠다고 하면 누가 봐주겠나....


    평화의 광장 2바퀴 도는데 오랜만에 타다 보니 중심 이동도 안 되고, 아웃 엣지는 겁나서 시도도 제대로 못하고, 자세가 조금만 높아지면 후경 나고..... 초보처럼 인 엣지만  힘주고 탔다. 크로스 오버는 머리 속으로 그림도 안 그려지더라...  일단 무릎이 아프고, 허벅지에 힘이 과도하게 들어가며 몸이 내 몸이 아니었다. 딱 초보의 몸 상태였다. 힘 주지 않아도 될 곳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서 제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는 상태... 이거 5바퀴 이상 돌면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2년 전에 탈 때는 10바퀴 돌고 다음에는 50바퀴 돌겠다고 호기로운 마음도 품었건만 오늘은 10바퀴 돌겠다는 생각도 못 품고, 5바퀴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래도 되는건가?



    아무튼 아내한테 인라인 타는 사진 좀 찍어달래서 사진 좀 찍고, 마무리 했다. 잠깐 탈 생각으로 나오다 보니 헬멧은 안 챙겼다. 그런데 늘 헬멧을 쓰다가 안 쓰니 불안해서 속도도 못 내겠더라. 다음부터는 잠깐이라도 헬멧을 써야겠다.


    정비를 하지 않아서 굴러갈 수나 있을지 염려했는데, 굴러가기는 잘 굴러간다. 애가 인라인 타는 아빠를 처음 보고 아주 신기해한다. 바퀴 달린 신발을 신고 다니다니... 놀이터의 놀잇감보다 아빠 인라인 바퀴 굴리는 것도 재미있어 한다. 더러워서 그렇지 재미있는 장난감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언제 다시 타게 될지는 모르겠고, 애랑 같이 타고 싶기는 하다. 애만 좋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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