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애들을 데리고 영어학원과 인라인 학원을 데리고 간다고 하면서 나에게 토요일 오전의 자유를 주었다. 황금같은 주말 오전의 자유를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인라인을 타기로 했다. 자전거도 생각했지만 체력적인 상태가 파악이 안 되어서 엄두가 나지 않았고, 첫째가 인라인을 배우고 있어서 올해 안으로 같이 탈 날이 올 것 같아서 연습 삼아 인라인을 타기로 했다.
처음에 찾아간 곳은 오금공원에 있는 인라인경기장이었는데, 토요일이라서 어린이 인라인 하키팀에서 몰려 와서 탈 수 있는 공간이 나지 않았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그래도 타봐야지 하는 생각에 올림픽공원까지 갔다.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는 인라인 강습을 받는 어린이들이 많았고, 인라인을 타는 어른들은 한 두명이 전부였다.
오랜만에 쫄바지 입고 타니 예전에는 이런 옷을 어떻게 입고 탔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때에는 인라인 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이 쫄바지였으니 그런 차림이 당연하게 여겨졌을 것 같다. 아무튼 입고 온 차림이 그 차림이니 쫄바지를 입고 탈 수밖에 없다.
처음 2~3바퀴에서는 속도를 내지 않고, 중심이동을 하면서 넘어지지 않는 연습을 했고, 그 다음부터는 사람이 없는 구간에서 나름 속도를 내려고 했다. 왼쪽의 푸시는 잘 되는데, 오른쪽의 푸시가 자꾸 빠지는 느낌이라서 약간 불만이었다. 속도를 너무 내려고 힘껏 길게 푸시를 하려다 보니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푸시를 짧게 하니 빠지는 느낌이 덜 든다. 한 번 푸시를 할 때 너무 많은 체력을 쓰는 것 같아서 폼을 신경쓰면서 탔다.
30분 동안 10바퀴를 돌고 쉬었다. 원래는 20바퀴를 돌고 쉬려고 했는데, 7~8바퀴 정도 돌고 나니까 발목이 아프다. 부츠가 발목을 아프게 해서 쉬었다 탈 수밖에 없었다. 쉬고나서 다시 10바퀴를 돌았다. 그 때도 발목이 아팠는데, 다음에 탈 때에는 무슨 대비라도 해야겠다.
타면서 예전의 생각이 참 많이 났는데, 변해버린 올팍의 풍경은 예전에도 많이 썼으니까 생략하고..... 요새는 100mm 휠이나 110mm 휠을 넘어서 125mm 휠까지 나왔다고 하더라. 나는 84mm인데.... 휠을 바꾸려면 프레임도 바꿔야 하는데..... 그냥 생각만 해보고, 있는 것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첫째 데리고 인라인 타러 나올 것 같은데, 그 때 또 타야겠다. 참고로 가장 최근에 인라인을 탄 날은 2012년 9월 20일이었더라. 그 때는 둘째도 태어나기 전인데..... 결국 오늘이 둘째 태어나고나서는 처음으로 인라인을 탄 날인 셈이다.